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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도시
미국 포틀랜드
자전거의 도시, 친환경 도시, 미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모두 포틀랜드를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지구 환경을 위해 친환경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미국 포틀랜드를 소개한다.
글. 최행좌
에코라이프를 추구하는 도시
지속가능한 지구와 환경을 위한 삶을 추구하는 도시가 있다. 한적한 미국 서부 해안 도시 포틀랜드(Portland)다. 미국 오리건주에 속하는 최대 도시이지만, 공항에서 다운타운까지 지상 전철(MAX)로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작은 도시다. 여느 관광도시처럼 특별한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많지 않지만, 미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그 이유는 지속가능한 도시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정원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따르는 포틀랜드. 도시 곳곳에 수많은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공원과 다양한 테마 정원을 꾸미고, 이를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 일 년 내내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또한 도심에서 한두 시간이면 산과 바다, 폭포 같은 자연의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캠핑과 하이킹은 이곳 사람들에게 일상과 다름없다. 텃밭을 가꿔 친환경 먹거리를 직접 생산하고, 주말마다 열리는 파머스마켓에서 장을 보는 모습도 흔하다. 이는 이곳 사람들의 에코라이프를 대변한다. 말 그대로 친환경에 진심이다.
친환경 도시로 거듭난 이유
포틀랜드는 어떻게 ‘에코시티’를 실현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사이에 위치한 포틀랜드는 1940년대 태평양전쟁 당시만 해도 북서부 해안의 무역거점이자 공업도시였다. 1970년대에 이르러 자동차 산업 성장과 함께 경제는 급성장했고, 공업이 발달하면서 인구가 대거 유입됐다. 그로 인해 주택 개발과 고속도로가 확장됐고,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의 발전은 빛과 그림자처럼 심각한 교통 혼잡과 대기오염 같은 문제를 발생시켰다.
포틀랜드 중심부를 흐르는 윌래밋강(Willamette River)을 따라 공장과 조선소가 즐비하게 들어서면서 ‘미국에서 가장 오염된 강’이라는 불명예를 얻었고, 연중 절반 가까이 스모그 경보가 울릴 정도로 환경오염이 심했다. 이는 포틀랜드가 친환경 정책을 펴게 된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포틀랜드 시는 1976년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중단하고 자전거와 대중교통, 보행자 중심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도시를 다시 설계했다. 포틀랜드에는 1980년대 이후 새로 생긴 고속도로가 없으며, 그 자리에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를 만들었다. 미국에서 최초로 배기가스 배출 감속 계획을 추진한 도시답게 ‘자전거’를 둘러싼 문화와 산업이 발전했다.
무엇보다 쉽고 편리한 대중교통도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한몫한다. 버스와 전철이 거미줄처럼 얽히고설켜 있어 동네 구석구석까지 닿는다. 그리고 미국 도시 중 자전거도로가 잘 구축된 곳으로, 어디에서나 자전거를 탄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만큼 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자전거의 천국 같은 도시다. 더불어 생태계 보호와 재활용, 쓰레기 처리, 환경 보전과 균형을 맞춘 개발 정책 등을 꾸준하게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포틀랜드의 ‘친환경 정책’이 오늘날의 풍경을 바꿨다. 걷거나 자전거를 탄 사람들로 가득한 친환경 도시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