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vironment 초록 공감 2

Environment 초록 공감 2
음성안내
지구 사랑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가수 안예은
SBS <K팝스타 시즌 5>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가수 안예은.
사극풍 발라드부터 뮤지컬, 록까지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는 ‘상사화’, ‘홍연’, ‘8호 감방의 노래’ 같은 명곡들을 발표하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누구보다 동식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문어의 꿈’을 발표한 그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있다.
글. 최행좌 / 사진. 제공 디에스피미디어 / 자료 참고. 환경일보
안녕하세요. 2021년에 발표한 ‘문어의 꿈’을 tvN ‘환경을 읽어드립니다’ 콘퍼런스에서 부르면서 “이젠 환경문제가 눈앞에 다가와서,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들도 살기 어려워진 때가 온 것 같다”라고 한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평소에 SNS나 기사를 통해서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환경학자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느꼈던 건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오지 않으면, 동식물이나 자연이 망가지는 것에 그렇게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저는 엑스(옛 트위터)를 즐겨 하는데요. 거기에서 나오는 담론 가운데 하나가 환경문제예요. 온라인상에서도 환경문제에 대해서 이슈가 많이 되고 있어요. 동물보호는 이전부터 있었고, 요즘 몇 년 사이에 환경문제가 많이 대두되고 있잖아요. 그 덕분에 환경 관련 기사들이 타임라인에 많이 RT(리트윗)가 되고, 저도 잘 보고 있어요.
‘문어의 꿈’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 곡은 바닷속 외로운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꿈을 꾸면 어디든 날아가 오색찬란한 빛을 발하는 문어의 이야기를 쓴 노래예요. 이 곡을 쓰게 된 계기는 3집 앨범 작업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어느 날 밤에 번화가를 지나는데 다 놀러 온 사람들만 있고, 저 혼자만 일하러 가는 게 화나고 속상하더라고요. 마침 그때 문어에 관한 뉴스를 봤고, 문어가 똑똑한 동물로 알고 있는데 바닷속에서만 사는 게 안타깝더라고요. ‘어쩌면 우리랑 비슷하지 않나’라는 생각에서 만든 노래예요.
‘문어의 꿈’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탄생했다고 들었는데요. 평소 동식물, 자연, 환경에 관한 콘텐츠를 찾아보는 편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동물의 왕국>,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다큐멘터리를 좋아하셨어요. 지금도 TV 프로그램에 그런 영상이 나오면 쭉 보는 편이에요. 자연과 동식물들은 정말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가지고 있어요. 아직 지식이 많이 부족하기에 더 공부해보려고 해요.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읽은 책 중에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기억에 남아요. 어류 이야기가 초석을 다지는 느낌으로 들어가 있어요. 호불호가 갈리지만 스포일러 없이 봐야 재밌어요.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라는 책도 본 적이 있어요. 동화책같이 돼 있는데요. 삽화가 크고 100페이지 분량의 얇은 책이에요. 돌고래 중에는 ‘이러이러한 돌고래들도 있다’ 한 문장으로 흥미로운 사실들이 적혀 있어요. 예를 들어, 고래는 음파를 쏴서 길도 찾고 소통을 하는데요. 음치인 고래들이 있어서 동료를 잃어버리면 본의 아니게 혼자 남아있는 고래들이 있다고 해요. 딱 그 정도로 간략하게 나와 있어서, 제가 읽을 때 상상할 수 있는 발판이 돼요. ‘이 고래는 혼자 남겨져서 무슨 생각을 할까?’ 이런 식으로요.
유튜브 콘텐츠에서 방송인 유재환 씨와 ‘친환경 노래’와 재활용 제품을 직접 만든 적이 있더라고요.
노래 가사는 은유적으로 쓰느라 ‘쓰레기 인간으로 살지 말자’ 라고 썼었던 것 같아요. 또 굳이 제품을 새로 생산을 해야 한다면 재활용이 되는 제품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저는 제 자리에서 환경을 지키는 제일 좋은 방법은 ‘새 제품을 안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있는 것을 굳이 분해해서 만들었다고 이것이 재활용품이 아니라, 정말 못 쓰게 되는 상태가 됐을 때 조금 더 물건의 수명을 늘리는 것이 ‘재활용’이 아닐까 싶어요.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요.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는 제로웨이스트 실천 방법을 소개해 주세요.
제로웨이스트라고 하기 부끄럽지만, 노력의 일환이 텀블러인 것 같아요. 이동할 때나 스튜디오에서 제공되는 생수를 따고 다 먹지 않고 남기는 것이 너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물 챙기는 용으로 텀블러를 꼭 챙기고 있어요.
최근 기후변화에 대해 체감한 적이 있다면?
기후변화 체감이라고 한다면, 최근 온갖 꽃이 이른 계절에 한 번에 피는 것을 보며 걱정되더라고요. 어떤 꽃이 몇 월에 피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 꽃이 지금 필 때가 아닌 것 같은데?’ 이 정도만 어렴풋이 아는 상태였어요. 그런데 그 풍경을 본 것이 저뿐만 아니어서 SNS에서 이 주제가 실시간 트렌드로 뜨기도 했어요.
SNS를 보니까 정말로 그 시기에 피는 꽃들이 아니었다고 나와 있었어요. 그 얘기를 보고 주변을 다시 보니, 3월에 피는 꽃과 5월에 피는 꽃들이 한꺼번에 개화를 했더라고요. 아버지도 꿀벌들이 꽃이 일찍 피니까 나왔다가 추워서 얼어 죽었다는 기사를 봤다고 하셨고요.
가뭄이나 산불도 마찬가지로 지식이 없는 제가 봐도 심각한 문제들인 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위기감을 덜 느낀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예전에 SNS에서 실리콘이 묻은 검은 패딩을 입고 찍힌 사진을 봤어요. 그때 스타일리스트는 버리라는데, 이에 대해 “구멍 난 것도 오염된 것도 아니므로 그냥 입겠다”라는 대답을 했다고.
입지 못할 정도로 망가진 옷이 아니었기에 버리지 않았어요. 이번 겨울에도 입을 거예요.(웃음) 어디에선가 읽은 ‘새 물건 안 사고 있는 것을 계속 쓰는 것이 친환경이다’라는 말에 공감하고 실천하는 중이에요.
저는 정말 외투에 너무 큰 구멍이 나는 등 수습을 할 수 없을 때까지 입고 다니는 편이에요. 신발도 원래 오래 신어요. 길 가다가 밑창이 떨어질 정도가 돼서야 산 적도 있어요.
사람들이 환경에 더욱 주목할 수 있는 방안이나 제도적 개선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저는 카페에서 종이 빨대를 쓰면서 계절별로 새 굿즈를 찍어내는 게 모순적이라고 생각해요. 또 얼핏 본 것이지만 다 쓴 샴푸통을 어떤 센터에 가져가면 리필을 자기가 직접 할 수 있는 곳들도 있고요. 조금씩 찾아보면 친환경적인 방안이 많은데 문제는 찾아봐야 발견할 수 있다는 거예요. 어지간히 관심이 있지 않고서야 사람들이 알짜배기 정보도 모르고 다 지나치는 장소들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홍보하는 것은 어떨까 싶어요.
더불어 집에 있는 용기를 가져가면 양을 더 주는 등 배달 대신에 포장을 권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고 생각해요. SNS에서 스쳐 가면서 본 것이 있는데 개인 용기를 가져가서 포장하면 가게 사장님들도 굉장히 좋아했다고 하더라고요. 가게 입장에서 포장 용기를 마련하는 것도 자본이 들어가는 거고 대다수 오히려 양도 더 많이 주시는 것 같아요.
‘새 물건 안 사고 있는 것을
계속 쓰는 것이 친환경이다’라는
말에 공감하고 실천하는 중이에요.
안예은 님의 기부하는 모습을 보고 팬들도 생일 때마다 기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자신의 선한 영향력에 대해서 실감할 때가 있나요?
세이브더칠드런, 앰네스티, 유니세프, 홀트아동복지회, 여성민우회, 해비타트 등에 후원하고 있어요. 정기 후원을 하고는 있지만, 돈을 더 많이 벌어 일시 후원도 많이 하고 싶어요.
사실 제가 먼저 기부를 한 것은 아니고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고 어렸을 때부터 지병이 있었기에, 비슷한 사정을 지닌 분들에게 힘이 돼 드리고 싶어 방송이나 인터뷰 같은 곳에서 말씀을 많이 드렸었어요. 그것을 보고 팬분들께서 기부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뭔가 영향력이 있다기보다는 원래 기부에 대한 생각을 가진 분들께서 제 인터뷰나 기부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동해 자발적으로 행동하셨다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죠. 그래서 제가 더 많이 기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앞으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올해는 공연이나 페스티벌에서도 많이 뵙게 되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어요. 그리고 죽기 전까지 계속 무언가 재밌는 것을 만드는 것이 창작자로서의 목표예요.
마지막으로 안예은 님이 전하는 ‘기후위기시대’에 지구를 살릴 수 있는 한마디란?
새 물건 사지 말고, 있는 것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