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녹색 평론
환경데이터 공모전 강타한
자원순환 신드롬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등이 대국민 대상으로 개최하는 환경데이터 공모전에서 최근 가장 두각을 내고 있는 모델은 단연 ‘자원순환’이다.
지난해 ‘전기차 폐배터리 데이터 모델’이 아이디어 부문 대상을 거머쥐었고,
올해는 ‘재활용 가능한 단일재료 빨대 일체형 우유’와 ‘폐식용유 수거관리시스템’이 활용부문 대상과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해양쓰레기 시각화·감지 자동화 프로세스 개발’ 모델은 분석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글. 전자신문 이준희 기자
전 세계가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폐배터리의 잔존가치(SoH)를 예측 분석하는 것은 산업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시급한 과제다. SoH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을 파악해 잔존가치가 높은 폐배터리가 무분별하게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면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폐플라스틱은 기후 위기와 함께 당장 해결해야 할 인류 공통과제로 떠올랐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올해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 주제로 ‘플라스틱 오염 퇴치’를 선정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은 2000년 2억 3,400만 톤에서 2019년 4억 6,000만 톤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2060년 3배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UNEP는 매년 1,400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수중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대체하고, 고급 자원화해 재활용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디테일한 노력이 없으면 재활용은 불가능하다. 실제 사각 우유팩에 접착제, 비닐을 부착한 방식의 기존 우유팩은 일회용 빨대가 전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우유팩과 동일한 재질로 재활용 가능한 빨대를 제조해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은 빨대 일체형 우유팩이 상용화된다면, 버려지던 빨대를 매립·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다.
해양쓰레기는 해양환경은 물론 토양, 지하수 등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광범위한 지역의 해양쓰레기 객체를 신속 정확히 탐지해야 한다. 하천을 따라 바다로 유입되는 육상 기인 부유 쓰레기를 차단·수거하는 한편, 폐어망이나 폐로프 등 해상 기인 쓰레기를 전처리 공정을 통해 고품질 해양 재생 플라스틱으로 재생산해야 한다. 이 또한 디테일이 중요하다. 자동화 전처리 공정을 통해 염분과 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재활용률을 극대화함으로써 해양생태계도 보호하고 화석연료를 대체해 탄소배출 감축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폐식용유는 바이오디젤 생산 원자재다. 2050 탄소중립 정책 일환으로 신재생 연료 혼합의무 제도가 강화돼 바이오디젤 의무 혼합비율도 상향하고 있다. 당장 2030년까지 수송용 경유의 바이오디젤은 8% 의무 혼합을 해야 한다.
그런데 바이오디젤의 핵심 원재료인 폐식용유가 국내 발생량 대비 회수율이 저조해 중국 등 해외 의존도가 너무 크다. 서둘러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폐식용유 수거관리시스템을 전국에 확대 구축해야 한다.
최근 선진국은 물론 경제성장 중인 개발도상국에 이르기까지 폐배터리, 폐플라스틱, 폐식용유 등 매립·소각되는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다자개발은행(MDB)은 자원순환 프로젝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 원료로 재활용해 경제성장과 환경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폐자원을 온전하게 재활용하고 재생원료·대체재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자원순환 정책’이 필요하다. 폐자원의 고부가가치 소재로의 대전환은 개도국에는 선진국으로 도약할 기회를 줄 것이다.
올해 대국민 환경데이터 공모전은 총 205팀이 참가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고 심사위원과 국민평가단 심사를 거쳐 최종 순위가 결정됐다. 다양한 자원순환 모델이 출품돼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환경데이터 공모전을 강타한 ‘자원순환 신드롬’은 실제 현장에서 사업화하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 정부의 지원은 물론 대·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플랫폼을 구축해 에코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