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vironment K-eco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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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공단 안에서 피어난 사내벤처!
미세조류를 활용해 탄소를 줄이는
eco한 신기술!
“유레카!”를 외치며 맨몸으로 목욕탕을 뛰쳐나온 아르키메데스를 아는가. 왕으로부터 자신이 받은 왕관이 순금인지 아닌지를 밝혀내라는 요청을 받아 고민하던 아르키메데스가 우연히 자신의 몸의 부피만큼 욕조의 물이 넘친 것을 깨닫고 한 행동이었다. 이처럼 평범하게 회사 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라도 이따금씩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머리에 떠오를 때가 있다. 한국환경공단 ESG경영처 사내벤처T/F팀에서 ‘미세조류를 활용한 탄소저감’ 사업을 수행 중인 유병택 과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여 사내벤처로까지 이어진 ‘미세조류를 활용한 탄소저감’ 기술과 유병택 과장을 든든하게 지원하는 ESG경영처 ESG혁신부에 대해 알아본다.
글. 정미래 / 사진. 한상훈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사내벤처
유병택 과장은 평소 기후변화와 탄소저감에 관심이 높았다. 이에 관한 국외 사례 등을 찾아보며 여러 탄소저감 방안에 대해 알아볼 정도였다. 그러던 2021년 어느 날 사내벤처 아이디어 공모를 우연히 보고,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학습동아리로 활동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고한다. 이때 유병택 과장이 공모한 아이디어는 ‘녹조류를 이용한탄소저감(공기정화) 및 대사산물 활용 개발’이다.
“처음에는 CCUS(이산화탄소(Carbon)를 포집(Capture), 활용(Utilization) 또는 저장(Storage) 하는 기술)가 정부 정책에 포함되기 전이라 CCUS나 미세조류를 사업화한다는 건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그저 오염이 발생하는 사업장이나 도로변에 설치해 공기정화를 하고 부산물인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화이트바이오 사업을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던 중 2021년 6월에 ‘이산화탄소 포집활동(CCU) 기술혁신 로드맵’이 발표되었습니다. 그 안에는 미세조류를 이용한 탄소저감 기술이 혁신기술로 담겨있었죠. 이를 계기로 사업을 발전시키고 구체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유병택 과장이 사업화와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운 이들은 사내벤처TF팀을 구성해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ESG경영처 ESG혁신부 하정원 부장과 사내벤처 제도운영 담당자 장세훈 차장이다. 이들은 시제품 제작을 위해 예산을 지원하거나 아이디어와 사업화를 구체화하기 위해 엑셀러레이터 코칭을 진행하기도 했다.
"어디서나 잘 자라고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높은
미세조류를 어떻게 하면 탄소저감에
이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와 이산화탄소를 활용하기로 했다. "
이러한 지원으로 유병택 과장은 여러 번의 실험과 업무 협약을 거쳐 2개의 특허까지 출원하였다.
미세조류야, 탄소를 부탁해!
광합성 이용률이 높은 독립영양미생물의 일종인 미세조류는 일반적으로 식물성플랑크톤으로 불리며 바다와 육지에 널리 서식한다. 뿌리나 줄기, 잎이 없어도 광합성이 가능해 우리에게 무척 중요한 생물이다. 특히 육상식물보다 영양분과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높고 생장률이 높다. 또한 경작지가 아닌 곳에서도 잘 자라고 1년 내내 배양이 가능한데다 먹이 사슬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유병택 과장은 어디서나 잘 자라고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높은 미세조류를 어떻게 하면 탄소저감에 이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와 이산화탄소를 활용하기로 했다.
공장에서 버려지는 폐수는 반드시 정제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정제과정을 거치면 미생물이 살지 못하기에 달리 재사용할 수 없어 그냥 버려지게 된다. 유병택 과장은 이 폐수 재이용수를 본인이 개발한 기술로 미생물이 생존할 수 있도록 처리하여 공장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공급한 후 여기에서 미세조류를 배양했다. 그리고 미세조류가 정체되지 않도록 투명파이프를 통해 순환시킨 후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는 바이오매스로 사용한다.
2.1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미세조류 배양시설 준공
7월 13일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에 미세조류 배양시설을 준공했다. 이 시설은 18m2 규모로 그리 크지 않지만 2,000L의 미세조류를 배양할 수 있다. 특히 이 시설은 100% 태양광으로 가동되기 때문에 친환경‧저탄소‧저에너지 시설에 해당한다. 원통형의 작은 수조처럼 보이지만, 이 시설을 이용하면 매년 약 2.1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년생 상수리나무 1그루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양의 약 11.5배이다.
배양 후 남은 미세조류는 건조한 후 바이오매스로 전환된다. 바이오연료를 추출할 수도 있고, 오메가3와 같은 의약품을 만들기도 한다. 화장품이나 사료, 염료의 재료로도 사용된다.
운영도 간단하다. 수조의 pH 상태, 온도 상태, 조류 성장상태 등이 각각의 색으로 구별되어 수조에 표시된다. 이 때문에 달리 현장 관리 인원이 없어도 CCTV 확인을 통해 운영이 가능하다.
“현재 설치되어 있는 배양장치는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파이프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파이프가 구부러진 형태라 적은 힘으로도 미세조류를 순환시키고 이산화탄소를 많이 소비할 수 있습니다. 또 햇빛과 미세조류의 접촉량이 많아 더 빠르게 미세조류를 성장시킬 수 있죠.”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은 미세조류를 활용한 탄소저감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활용하는 CCUS 기술은 탄소중립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 그렇기에 유병택 과장은 미세조류를 활용한 탄소저감 기술을 더욱 검증하고 발전시킬 예정이다.
먼저 실증화 시설을 통해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검증하여 탄소저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서는 탄소저감 효과를 계량화하여 각 사업장의 종류에 맞는 탄소저감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또 상용기술이 보급‧확산될 수 있도록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온실가스 배출 권리를 사고팔 수 있는 탄소 배출권 거래제가 매우 중요해진다. 유병택 과장은 미세조류를 활용한 탄소저감 기술을 탄소 배출권 거래제와 연계하여 인증 기술로 개발‧보급될 수 있도록 사업화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 그와 함께 미세조류 바이오매스의 경우 바이오연료, 색소, 사료 등 여러 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물질이기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사내벤처를 시작할 때 유병택 과장은 주변으로부터 많은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선택과 결정을 믿고 달려왔기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였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은 타인의 시각과 다를 수 있지만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단 업무를 수행할 때도 자신을 믿고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유병택 과장의 미세조류를 활용한 탄소저감 기술은 비록 한 사람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 탄소를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인 기술로 성장했다. 앞으로 우리나라 곳곳에서 초록색 미세조류가 일렁거리며 탄소를 줄이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