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vironment 초록 공감 1

Environment 초록 공감 1
음성안내
느리지만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
올여름은 여느 때보다 뜨겁고 더웠다.
푹푹 찌는 찜통더위 속에서 많은 이들이 기후 위기와 지구의 환경을 걱정하던 계절이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찾아왔지만 여전히 환경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름처럼 뜨거운 이가 있다.
바로 줄리안 퀸타르트다.
차곡차곡 뿌린 환경에 관한 씨앗이 이제야 싹을 틔운 것 같다고 말하는 그.
최근 누구보다도 환경 활동에 열심인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정미래 사진 한상훈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최근 방송 활동은 물론이고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내시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모를 만큼 바쁘게 지냈습니다. 사람 인생에도 계절이 있다고 하던데요. 작년엔 씨앗을 뿌리는 봄이었다면 최근에는 싹이 트는 여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바쁘게 지냈습니다. 방송은 여전히 왕성하게 하는 중이고, 환경에 대한 목소리도 내고 있고요.
줄리안 씨의 일상에 환경이 깊게 자리 잡은 것 같은데요. 언제부터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1980년도부터 부모님께서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가게를 운영하셨어요.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해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특히 제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느끼고 채식을 지향하게 된건 ‘전구 음모이론’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 때문이에요. 기업들이 일부러 고장이 나도록 제품의 수명을 줄이고 있다는 것인데 그 시작이 전구 회사였죠. 비정상회담 프로그램을 하게 된 후로는 저 스스로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환경을 위한 금요일 같은 기후 행진에 동참하면서 환경을 위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채식을 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이 바뀐 것 같아요. 당시에 제가 기후우울증으로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채식 을 시작하게 되면서 유명 햄버거 브랜드나 기업에서도 채식 음식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았죠. 세상에 변화가 있다는걸 피부로 경험하게 되었고 더 힘을 내서 환경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다양한 환경 관련 활동을 하신 만큼 기억나는 일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제가 2016년도에 유럽연합을 위해 제작한 영상이 있어요.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의 소리를 활용해 음악을 만들었거든요. 물을 끄는 소리, 텀블러를 내려놓는 소리, 콘센트를 뽑는 소리 등을 활용해 만들었어요. 짧은 영상이었지만 언어가 없다 보니 한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 관심을 가져주셨어요. 영상은 제 유튜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올해는 유난히도 더운 여름을 보냈습니다. 실내에서는 에어컨 없이 생활하기 어려울 정도인데요. 이런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는 어떤생활 마인드를 가져야 할까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해요. 유리창으로 만든 현대의 건축물을 예로 들어볼게요. 건물의 외벽이 유리창으로 되어 있으면 에어컨을 가동 하지 않으면 생활하기 어렵습니다. 현재도 이런 건물이 지어진다는건 미래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유럽의 경우 다른 에너지 사용 없이 조명과 전자기기 등의 열과 사람이 방출하는 체온을 통해 내부 온도를 22~26도로 유지하는 건물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해요. 이게 대단한 기술이 아니라 공기의 순환이나 자재를 개선하는 방법으로 짓고 있어요.
바로 이런 게 생각의 전환이에요. 생각의 전환 없이는 올해 같은 더위는 더더욱 심해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더위가 심각한 곳의 사람들이 덜 더운 지역으로 이동하는 기후난민이 되겠죠. 이미 전쟁난민보다 기후난민이 더 많다고 하니까 기후위기 문제의 심각성을 빨리 깨달아야 해요.

많은 분이 환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워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다양한 문제점과 이유가 있을 텐데요. 일단 세상에는 너무도 유혹이 많아요. 예를 들어 카페에 갔을 때 일회용 컵 사용이 쉬우면 텀블러를 사용하지 않아요. 일회용 컵이 아예 없다면 어쩔 수 없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겠죠. 저는 사회 자체가 사람들을 둔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쓰레기 박사로 불리는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벨기에는 한국처럼 매일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기 때문에 좋다고요. 한국은 쓰레기를 매일 수거하니까 쓰레기가 눈에 잘 보이지 않아요. 인간은 경험의 동물이라 눈앞에 쓰레기가 없으면 환경 문제와 멀어지게 되는 거예요. 계속 경험을 하고 알려고 노력하지 않고서는 이해도를 높일 수 없고 실천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주변에 쓰레기를 주우면서 조깅을 하는 ‘플로깅’을 추천합니다. 저 역시 플로깅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거든요.
플로깅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혹시 기억나는 경험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아무래도 플로깅은 많은 쓰레기를 모았을 때가 제일 뿌듯하고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 180명이 하루 동안 500kg의 쓰레기를 주운 적이 있었어요. 바닷가였는데 쓰레기도 많고 냉장고도 밀려와 버려져 있었죠. 또 저는 외국인들과 플로깅을 많이 하는데 한국분들이 외국인들이 플로깅하는 걸 보고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쓰레기를 줍는다고요. 그렇지만 저는 이 쓰레기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기후위기나 환경 문제는 국경이 없는 것이니까요.
그럼 쓰레기 줄여보고자 노노샵의 문을 열게 되신 건가요? 오늘 인터뷰 장소이기도 한 노노샵이 어떤 공간인지 소개해주세요.
우선 처음엔 용산구에 제로웨이스트샵이 없었어요. 누가 만들어주면 좋겠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더라고요. 나라도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열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저는 환경에 대한 소신이 있으니까요.
노노샵은 환경을 위한 다양한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편하게 와서 비건 디저트를먹고 기회가 되면 환경 강연을 접하는 다채로운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환경을 위한 길이사람들의 일상과 가까우면 좀 더 환경을 위한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운영을 하면서 가능하면 유기농, 가능하면생산자와 직접 거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택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일상과 가깝다면 자연스럽게 환경과 가까워질 수 있다는 말이 인상 깊은데요. 그렇다면 일상 생활에서 국민이 환경을 위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이야기와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환경을 위해 좋은 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환경에 힘쓰는 기업이나 기관을 지지하는 것도 환경을 위한 활동이 될 수 있어요. 이와 함께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은 지지하지 않고요.그래서 환경보호에 힘쓰고 있는 기업이나 사람들의 SNS를 구독하거나 게시글을 공유하는 것도 환경을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집에서 누워서도 할 수 있으니까 추천드리고 싶어요.
싹을 틔운 환경 씨앗의 열매를 따려면 앞으로 더 바빠지실 것 같은데요. 어떤 일을 계획하고 계시나요?
올해 너무 많은 일을 해서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잘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노노샵도 안정화돼서 많은 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갖고 있는 영향력을 활용하여 계속 환경을 위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연가까이 사람가까이>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일단 이 책을 읽고 계시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환경에 관심이 있으신 거니까요. 개개인의 변화 하나하나를 합치면 큰 변화가 일어난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어느 날 갑자기 환경에 아무도 관심이 없는 것 같고 내가 아무리 행동해도 변화하지 않는 것 같은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점점더 사회와 사람들이 우리의 소중한 환경을 위해 관심을 갖고 변화할 테니 포기하지 말고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