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vironment 초록 공감 2

Environment 초록 공감 2
음성안내
웃김에서 선함으로
밝음에서 바름으로
배우 권혁수
유머는 일종의 ‘선행’이다. 팍팍한 일상이나 무거운 상황 속에서,
잠시나마 숨 쉴 틈을 건네는 일이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
‘일’이자 ‘삶’인 그는 갈수록 ‘옳음’과 ‘나눔’의 아이콘이 되어간다.
환경부의 자원순환 관련 공익광고를 촬영하고, 굿피플 나눔대사로 활약하면서,
지구를 지키고 약자를 돕는 일에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내고 있다.
웃김에서 선함으로, 밝음에서 바름으로, 그가 그리는 동심원이 점점 넓어져 간다.
글 박미경 사진 제공 휴맵컨텐츠, 모노튜브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고 있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바쁘지만 즐거워요. 쿠팡플레이 코미디쇼 와 개인 유튜브 <권혁수 감성>을 통해 시청자(구독자)들과 만나고 있어요.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다소 뒤죽박죽이지만 줄곧 싱글벙글 웃으면서 지내요.
바쁘시니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웃음). 언제 어떤 계기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시게 됐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부모님이 환경 캠페인에 관심이 많으시고 환경 실천도 열심히 하시는 편인데, 그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자연스레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마트에서 빵을 담아 파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가방으로 재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신 적이 있어요. 크게 화제가 됐던, ‘권혁수 표’ 트레이 가방 스토리를 들려주세요.
좀 엉뚱하게 들리시겠지만, 빵 트레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버려지거나 재활용되기 전에 그 친구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만들어주고 싶었죠. 그래서 생각한 게 가방이었어요.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가방 중에 유명한 게 있어서 한번 따라 해봤는데, 시청자들이 기발하다고 생각해주셔서 꽤 뿌듯하더라고요. 제 손에서 좀 더 사용하는 게 환경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 그래도 이왕이면 즐겁게, 되도록 오래오래, 물품들을 활용하고 싶어요.
지금 사용하시는 텀블러도 꽤 오랫동안 사용해오셨을 것 같아요.
제가 그동안 해온 환경 실천 중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게 최소한의 텀블러를 오래 써온 거예요. 텀블러를 이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게 텀블러를 잃어버리지 않는 거더라고요. 아무리 좋은 다회용품도 버려지면 쓰레기가 돼요. 우산 같은 거라면 몰라도, 버려진 텀블러를 주워서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쓰레기가 되면 환경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어요. 잃어버리면 또 새로 사야 하는데, 그럼 또 탄소가 발생하고요. 저는 텀블러 1개를 1년 넘게 사용해오다 설거지 문제 때문에 1개를 더 구매했어요. 2개의 텀블러를 정말 오래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텀블러 선물이 들어올 때가 많은데, 그것들은 아직 텀블러를 사용하지 않는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있어요.
그밖에 또 어떤 실천들을 하시고 있는지 궁금해요.
어쩌다 일회용 컵이나 컵홀더를 받게 되면 그것들이 ‘찢어질 때까지’ 사용해요. 그리고 빨대를 쓰지 않아요. 종이 빨대도 유의미한 환경 실천은 아니라고 들어서 멀리하고 있고요. 무엇보다 분리배출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어 음식물이 묻은 종이는 일반 쓰레기로 버리고, 병하고 뚜껑의 재질이 다르면 반드시 분리해서 배출해요.
택배로 받은 종이상자도 박스 테이프나 송장을 다 떼어낸 뒤 접어서 내놓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세세하고 정성스럽게 분리배출을 실천하는 것이, 일회용품이나 배달용품을 이용한 사람이 해야 하는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세세하고 정성스럽게 분리배출을 실천하는 것이,
일회용품이나 배달용품을 이용한 사람이 해야 하는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환경부의 자원순환 관련 공익광고를 촬영하셨습니다. 2021년도 봄에 선보인 다회용 캠페인 홍보영상은 배우님의 유행어 “괜찮으시겠어요?”가 적재적소에 쓰인 가장 좋은 사례 같아요.
재밌으려고 만든 유행어(“괜찮으시겠어요?”)가 이렇게 의미 있는 일에 활용된다는 게, 그리고 그것이 하나의 밈(Meme: 문화 요소나 아이디어가 사회 전체에서 전해지고 변화되는 현상)처럼 퍼져나간다는 게 참 기분 좋았어요. 잘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좋은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경험인지 새삼 깨달았죠.
아무래도 공익 영상을 찍게 되니 친환경 실천에 더 철저하게 되더라고요. 앞서 말한 실천들이 더 굳건해지고 철저해진 계기가 됐어요.
그동안 팬들이나 주변 분들에게도 친환경 실천을 많이 독려해오셨을 것 같습니다.
분리배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소속사에서도, 촬영 현장에서도, 선후배들이 제 눈치를 좀 보세요(웃음). SNL을 함께하고 있는 신동엽 형이나 김민교 형이 저보다 한참 선배님이신데도, 쓰레기 분리를 정확히 못 하시면 “선배님, 이건 이렇게 하셔야 합니다”라고 명확하게 얘기해드리거든요. 제가 하도 자주 얘기해서, 이젠 다들 익숙해지신 것 같아요.
"재밌으려고 만든 유행어
(“괜찮으시겠어요?”)가 이렇게 의미
있는 일에 활용된다는 게, 그리고
그것이 하나의 밈(Meme: 문화 요소나
아이디어가 사회 전체에서 전해지고
변화되는 현상)처럼 퍼져나간다는 게
참 기분 좋았어요. 잘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좋은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경험인지 새삼 깨달았죠."
환경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자연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배우님도 자연 속에서의 시간을 즐기시는 편인가요?
마음먹고 먼 곳에 가기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자연을 수시로 즐겨요.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한강에 자주 가요. 강물이 흘러가는 ‘결’이나 해가 지는 풍경 같은 걸 바라보다 오곤 하죠. 바람에 실려 오는 강 냄새나 풀 향기 같은 것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도 하고요.
자전거 타는 것도 좋아하고 등산도 즐기는 편이에요. 도심의 공원들이나 집에서 멀지 않은 산(청계산, 아차산)에서 마음을 틈틈이 충전하고 와요.
나눔에도 관심이 많으신 걸로 알아요. 2020년부터 국제구호개발NGO ‘굿피플’ 나눔대사로 활동 중이신데, 배우님에게 ‘나눔’은 어떤 의미인가요?
돈이나 시간을 나누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좋은 기운’을 퍼뜨리는 것도 참 중요한 나눔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생각이나 좋은 실천을 주위 사람들에게 꾸준히 전달하다 보면, 주위의 에너지가 좋은 쪽으로 바뀔 거라 믿어요. 그렇게 조금씩 퍼져나가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점점 더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렇게 되도록 힘을 보태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과 늘 ‘팀’을 이뤄 작업을 하고 계세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기분 좋게 일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누군가를 만나면 전 아주 환히 웃으면서 인사해요. 미소 짓는 수준이 아니라 누가 봐도 밝고 경쾌한 느낌이 들 정도로요. 인사를 건넨 뒤엔 오늘 컨디션은 어떤지, 요새 힘든 점은 없는지 꼭 물어봐요. 우리 일이라는 게 워낙 불규칙해서, 잘 자고 잘 먹으며 컨디션을 지키기가 너무 어렵거든요. 상대에게 묻다 보면 저 자신도 한 번씩 점검하게 돼요
타인에게 다정한 안부를 건네면서 자신을 살뜰히 보살피는 사람. 그의 유행어 ‘괜찮으시겠어요?’가 문득 새롭게 다가온다. 모두 괜찮기를, 다들 안녕하기를, 그가 웃으며 기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