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버린 페트병은 훌륭한 재생 원료다. 깨끗한 페트병을 압축해 잘게 쪼갠 뒤 녹여내면 또 다른 페트병이나 화장품 용기로 재사용할 수 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과 아로마티카 등이 폐페트병으로 화장품 용기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의류·가방·신발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섬유 원료로도 쓰인다. 페트병 500㎖짜리 12병으로는 일반 티셔츠 한 벌을, 500㎖ 제품 32병을 모으면 긴소매 기능성 재킷 한 벌을 만들 수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네파·노스페이스 등은 페트병으로 제조한 기능성 의류를 판매 중이다. 삼성물산·코오롱FnC 등 대기업 계열 의류업체 역시 페트병 재활용에 적극적이다. 최근 롯데백화점·롯데리아·크리스피크림도넛 등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과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현대그린푸드는 폐페트병으로 만든 직원 유니폼을 내놓기도 했다.
페트병을 잘 버려 재활용 기반을 만드는 것은 수출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유럽연합(EU)은 새로 만드는 음료 페트병의 재생 원료 사용 비율을 2025년 25% 이상, 2030년에는 30% 이상으로 정했다. 올해 재활용 원료 사용을 의무화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30년에는 그 비율을 50% 이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영국은 지난 4월 플라스틱 포장재 생산과 공급 때 일정 비율 이상 재생 원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세금을 매기는 ‘플라스틱포장세’를 도입·시행 중이다. 재생 플라스틱을 안 쓰면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분리배출은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필요하다. 생활 쓰레기 등이 유발하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위기 극복은 전 세계적 과제다.
하지만 환경부가 발표한 ‘2020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국내 폐기물 배출량은 28%가량 늘었다. * 이 기사의 내용은 한국환경공단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15년 1억5,265만 톤 수준이던 쓰레기 배출량은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에는 1억9,546만 톤으로 2억만 톤에 육박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일회용품 사용과 온라인 거래가 급증한 탓이다. 이 여파로 2020년 한 해 동안 가정에서 나온 플라스틱·스티로폼 등 생활 폐기물은 총 1,730만 톤으로 전년보다 3.3%나 늘었다.
우리나라뿐이 아니다. 세계은행은 도시화와 인구 증가로 전 세계폐기물 배출량이 크게 늘며 2030년에는 25억9,000 톤, 2050년에는 34억 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쓰레기를 재활용·재사용하는 순환경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폐기물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동시에 감축하며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서다.
가정에서도 손쉽게 순환경제에 동참할 수 있다. 플라스틱의 올바른 분리배출이 그 방법이다. 오늘도다소 손이 가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페트병 라벨을 꼼꼼하게 떼어내고 남은 내용물을 깨끗이 비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