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vironment 그린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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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가을로
떠나는 여행
신안 퍼플섬

전남 신안군 최대 명물로 거듭난 퍼플섬은 온통 보라색으로 치장된 특색으로 인해 여행자들의 인증샷 성지로 떠오르고 있는 장소다.
보라색 의상이나 모자를 착용하면 입장료를 받지 않는 섬. 다가오는 가을처럼 느긋한 여유로 가득한 신안 퍼플섬으로 떠난다.



글/사진. 우인재(여행작가)  사진. 신안군청


본섬인 안좌도와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


퍼플섬 곳곳에 피어난 버들마편초

평범한 섬, 신안 앞바다의 별이 되다 일일이 헤아리기도 어려울 만큼 무수한 섬들이 바다 위에 흩뿌려져 있는 고장 신안군은 ‘천사의 섬’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증도, 안좌도, 비금도, 도초도, 우이도 등 외지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유인도 외에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까지 포함하면 무려 1,004개나 되는 섬이 신안 앞바다에 보석처럼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안좌도 남쪽에 위치하는 작은 섬인 반월도와 박지도는 최근에야 알려지기 시작한 섬이지만 요즘 신안에서 가장 뜨는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저마다 자웅을 가리기 어려운 비경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섬들의 틈바구니에서 딱히 내세울 것 없던 두 개의 섬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비결은 바로 ‘컬러의 마법’ 덕분이다. 섬으로 이어지는 목조 다리는 물론 가옥의 지붕과 담벼락, 보도블록, 안내판, 캠핑카 카페, 투어용 전기차까지 섬이 온통 보랏빛이다. 보라색 옷이나 모자를 착용한 방문자에게 주어지는 무료입장 혜택 때문에 섬 안의 사람들까지 보라색으로 물들어 있다.

할머니의 소망에서 시작된 보랏빛 꿈섬이 이렇게 보라색으로 채색되기 시작한 것은 일생을 박지도에서 살아온 김매금 할머니의 소망으로부터 시작됐다.
“두 발로 걸어서 육지로 나오고 싶다”는 할머니의 바람이 시초가 되어 안좌도 두리선착장과 박지도, 박지도와 반월도를 연결하는 총 길이 1.46km의 나무다리가 개통된 것.
다리로 연결된 이후 섬 주민과 신안군은 박지도와 반월도를 특색 있게 꾸미기 위해 고민 중이었다.
때마침 섬 곳곳에 왕도라지꽃, 꿀풀꽃 등 보라색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는 광경을 본 주민들은 박지도와 반월도를 보라색으로 꾸며보기로 한다.
이후 10여 년 동안 박지도와 반월도는 조금씩 보랏빛으로 변해갔고, 반월도와 두리마을까지 다리로 연결되면서 총연장 1,842km의 일주로가 완성되었고 두 섬은 퍼플섬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반월도 언덕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관광객

BTS 팬들도 다녀가는 퍼플섬 퍼플섬에는 계절에 따라 라벤더, 버들마편초, 아스타 등 다양한 품종의 보라색 꽃들이 식재되고 있어 해안도로와 언덕 곳곳이 인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으로 변모한다. 특히 반월도 카페 주변 천사공원에 식재된 꽃들은 카페 건물의 보라색 지붕, 어린왕자 조형물, 드넓은 갯벌과 조화를 이루어 가을이 오는 퍼플섬을 더욱 수려한 모습으로 치장해준다.
카페에서 반월도와 두리마을을 연결하는 다리 방면으로 조금만 가면 ‘아이 퍼플 유(I Purple You)’라는 단어가 커다란 조형물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는 BTS의 멤버 뷔가 만든 말로 일곱 빛깔 무지개의 마지막 색처럼 “끝까지 함께 사랑하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BTS를 상징하는 컬러인 보라색으로 가득한 섬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BTS 팬들이 방문하는 횟수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그렇게 다도해의 작은 섬 박지도와 반월도에 어느덧 보랏빛 가을이 내려앉았다.


친환경 전기차를 이용해 퍼플섬을 돌아볼 수 있다.

보랏빛 다리에서 바라본 반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