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기회를 열어준 ITLOS 인턴쉽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한 ITLOS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이하 협약)의 해석과 적
용 및 국가간 해양 분쟁을 관할하는 전문 재판 기관이며 저는 법무인턴으로서 협약과
관련된 연구 및 국제재판소의 동향분석 등 국제해양법 현안에 관한 보고 업무를 담당
하였습니다. 저의 연구과제는 북극해와 환경보호에 관한 내용으로 협약에 근거한 북극
공해지역의 해양보호구역을 다룬 것이었습니다. 특히 북극해의 상당한 부분이 공해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북극공해해양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국제규범이 부재하다
는 점에서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처음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특수해역으로서 북극해가 가지는 특성 때문에 연구과정에 차질을 빚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지만 수퍼바이저의
지도와 전.현직 재판관님들의 강의를 통해서 저의 연구과제를 보다 세부화 시킬 수 있
었고, 워크샵 등 여러 모임에서 만난 친구들이 연구자료를 공유해준 덕분에 3개월이라
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연구페이퍼를 완성하여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ITLOS에서 인턴 경험은 국제해양법 분야의 전문지식 함양과 더불어 다양한 배경을 가
진 사람들과 함께 공통의 관심사에 대하여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해주었고, 완전히 다
른 환경에서 자라온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가진 견해차이를 인정
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또한 ITLOS 인턴쉽이 끝난 직후
에는 노르웨이 트롬소(Tromso)에서 개최된 북극 프론티어(Arctic Frontiers) 컨퍼런
스에 발표자로 초청받아 국제무대 도약에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컨퍼런스
에서는 동 연구주제를 가지고 국제법 분야의 전문가를 포함한 저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젊은 학자들을 만나 북극이 직면한 다양한 이슈들에 대하여 논의하고, 이들과 인
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