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화장실, 주방 등에 놓여 있는 세제와 세정제의 성분 정보를 살펴보면, 우리 삶이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에 노출돼 있는지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손쉽게 더러움을 지우고 물에 깨끗이 씻기는 등 그 세정 능력은 놀랍지만, 사람과 지구의 건강에도 무해한 것인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가습기 살균제, 살충제 계란, 라돈 침대와 같은 유해 화학물질 관련 피해 사례가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거부하는 이른바 '노케미족'(No-chemi族)이 늘고 있다. 편리함보다는 건강에 집중한 '노케미 라이프'는 가족의 삶을 건강하게 바꾸는 것은 물론 건강한 소비 시장을 이끄는 현명한 실천일 수 있다. 화학제품을 아예 쓰지 않는 삶은 불가능하겠지만 자주 쓰는 몇 가지만 바꾸더라도 친환경 생활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글. 편집실
동의보감에 '계피가루를 태우면 모기가 달아난다'고 쓰여 있을 만큼 계피의 살충작용은 유명하다. 계피를 창가나 현관에 두면 모기를 쫓기 쉽고, 계피에 소주를 부어 1~2주 정도 두었다가 물과 1:1로 섞어 분무하면 집먼지진드기 등 각종 벌레를 퇴치할 수 있다.
베이킹소다로도 해결할 수 없는 기름때는 밀가루를 사용해보자. 밀가루와 식초, 물의 비율을 2:1:1로 섞어 주방 세제로 사용하면 웬만한 주방세제보다 깨끗하게 닦이며 안심하고 쓸 수 있다. 거품은 나지 않지만 헹궈내고 나면 깨끗해진 주방과 마주할 수 있다.
살균력이 뛰어난 구연산은 주방기기나 유아용품의 소독에도 널리 쓰인다. 청소할 때는 5%, 유아용품 소독 시에는 2% 농도로 희석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베이킹소다와 섞어 쓰면 효과가 중화되며, 락스등 염소계 표백제와 만나면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식초는 항균과 악취 제거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세탁 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세탁 마지막 단계에 식초를 살짝 넣어주면 세제의 알칼리 성분을 중화시켜 섬유를 부드럽게 해준다. 단 염소계 표백제 등과 반응하면 유해가스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베이킹소다는 활용 범위가 무척 넓다. 오염물질 흡착력이 뛰어나 온수와 1:3으로 배합해 사용하면 기름기나 묵은 때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탈취 효과도 뛰어나 화장실 배수구나 싱크대 배관 등에 식초와 섞어 뿌린 뒤 15분쯤 두었다가 헹궈내면 역한 냄새를 지울 수 있다.
커피 찌꺼기를 바짝 말려 냉장고나 신발장에 넣어 두면 습기와 잡냄새를 잡을 수 있으며, 천 주머니에 넣어 자동차나 화장실 등에 걸어두면 방향제 역할도 한다. 커피 찌꺼기는 식물에 좋은 비료가 된다. 단 프라이팬에 볶아 수분을 완벽히 제거해야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
쌀뜨물은 비타민 B1, B2, 전분질 등이 녹아 있어 피부 미백에 좋으며 보습력도 뛰어나다. 쌀뜨물은 냄새 제거에도 효과적이어서 설탕과 EM 원액 등을 섞은 뒤 발효시켜 사용하면 악취뿐 아니라 깨끗하게 식기를 닦을 수 있다. 이외에도 화분에 물 대신주면 거름 역할을 한다.
달걀껍질의 미세한 구멍을 활용해 천연 가습기 효과를 낼 수 있다. 윗부분 깨서 내용물을 붓고 껍질을 깨끗이 씻어 물을 채우면 가습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 껍질을 말려 잘게 부수어 종이컵에 담아 옷장 등에 넣어두면 반대로 제습기 효과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