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짜증이 날 때 초콜릿 한두 조각을 먹으면 좋지 않은 기분이 좀 가시는 듯하다. 달고 쌉쌀한 맛이 매력인 다크 초콜릿은 실제로 우울감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꼽힌다. 초콜릿 성분 중 하나인 '페닐에틸아민'(Phenyl ethylamine)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를 낮추기 때문이다. 페닐에틸아민은 도파민, 옥시토신과 함께 대표적인 사랑호르몬으로 꼽힌다. 초콜릿 100g에는 약 50~100㎎ 정도의 페닐에틸아민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사랑에 빠졌을 때 뇌가 분비하는 화학물질과 같은 성분이다.
이 물질은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고 심장박동을 높여 마치 사랑에 빠졌을 때의 두근거림을 느끼게 해주는 등 행복한 기분에 젖게 한다. 이 때문일까, 희대의 호색가로 알려진 이탈리아 문학가 카사노바는 환심을 사기 위해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곧잘 초콜릿을 선물했다고 한다. 또 과거 서양 상류사회 귀족들도 '애정 생활에 도움을 주는 약'으로 초콜릿을 사용하기도 했다. 해마다 밸런타인데이가 되면 구구절절한 고백의 말 대신 초콜릿을 건네는 걸 보면 초콜릿 속 페닐에틸아민이 강력한 사랑의 묘약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 우울증 진단을 할 때 소변 검사를 통해 페닐에틸아민의 대사물질인 페닐아세트산의 농도를 확인하기도 한다. 페닐에틸아민은 체내 단백질을 분해하여 생성되는 물질이다. 적절한 행복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평소 유제품이나 콩류, 계란과 같은 양질의 고단백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까닭도 모르는 계절성우울증에 빠져 축 처진 기분으로 보내고 있다면, 페닐에틸아민의 힘을 빌려 이 빛나는 계절을 충분히 즐겨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