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의 내용은 한국환경공단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만 중국은 지난해 들어서야 분리수거를 시작했다. 2019년 7월 1일 상하이를 시작으로 광저우, 천진, 심천 등 46개 주요 도시에서 분리수거 제도를 시행 중이다. 2025년까지는 모든 도시에서 분리수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우리나라 분리수거의 역사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분리수거의 필요성은 1970년대부터 제기됐고, 1991년 드디어 분리수거가 의무화됐다. 분리배출을 위반할 경우 100만원이라는 무거운 과태료 부과도 명시됐다. 이후 1995년 도입한 쓰레기 종량제는 재활용 폐기물 수집을 더욱 원활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2003년에는 '분리배출표시'를 의무화해 분리수거를 더욱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의 쓰레기 재활용률은 약 60%로 세계 2위 수준이며, 쓰레기 배출량도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17년 환경부가 발표한 '제5차(2016~2017년) 전국폐기물통계조사'에 따르면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 중 69% 이상이 분리배출됐다. 명실상부한 '재활용 강국'이다. 하지만 우리가 버린 재활용품은 제대로 분리하지 않으면 그냥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가장 재활용률이 높고 고부가가치로 재생산되는 페트(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병은 그동안 재활용 되는 비율이 10%에 불과했다. 투명한 페트병과 유색 페트병이 섞이는 데다 배출·회수 과정에서 이물질 등이 섞여 고품질 재생원료로 활용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보통 투명 페트병뿐만 아니라, 페트 소재의 포장재나 일반 플라스틱(PP·PE) 등은 한번에 버려졌다. 같은 페트지만 과일 트레이나 커피 용기 등 포장재는 순도가 약해 페트병과 섞이면 고품질 원료를 만들기 어렵다. 여기에 샴푸 용기(PE·폴리에틸렌), 고추장 등 음식 용기(PP·폴리프로필렌)도 함께 버려 제거하지 않은 내용물로 인한 오염으로 페트병을 고품질 원료로 재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투명 페트병은 플라스틱 중에서도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재활용품이다. 페트병은 분리 배출이 되면 재활용 선별장에서 선별·압축 후 매각된다. 재활용 업체에서 이를 파쇄한 후 세척해 재생 원료를 생산한다. 고품질 페트병의 경우 시트나 장섬유로, 중·저품질은 단섬유나 기타 소재로, 저품질은 수출된다. 그동안 폐페트병으로 만들어진 장섬유 및 의류는 전량 수입 폐페트병으로 제작됐다. 그 양은 연 22만톤에 이른다. 그만큼 재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