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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바꾸는 시장,윤리적 소비를 생각할 때
'기업'에서 '소비자'로, 시장을 주도하는 주축이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브랜드를 보고 제품을 선택했던 과거와 달리, 건강한 원료, 환경 친화적인 생산 과정, 소비를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까지 고려한 윤리적 소비가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면서 시장도 이에 맞춰 바뀌고 있는 것이다. 환경을 위한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의 시대가 열렸다.
글. 김승희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 : 텀블러외
소비의 미닝아웃
무언가를 사는 행위가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사회 문제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윤리적 소비란 소비자 개인의 신념에 따라 윤리적인 가치를 고려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을 뜻한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은 물론, 동물이나 환경에 해를 끼치는 상품의 구매를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가격을 더 지불하고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소비행위에서 윤리를 찾고자 하는 소비층이 늘면서 이러한 말이 생겨났다. 예를 들어, 같은 제품이면 공정무역·동물복지를 고려한상품, 친환경 재배 작물, 저탄소 제품 등을 구매하는 것이다. 기업윤리에 반하는 대기업의 갑질 횡포에 소비자들은 불매로 맞섰다.

소비자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정치·사회적 신념 등을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하면서 윤리적 소비에 더 많은 힘이 실리고 있는 추세다. 지금의 소비자는 품질뿐 아니라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사회적 책임까지 고려해 구매를 결정하기에, 기업도 이러한 소비 성향에 맞춰 생산 및 유통 과정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다.
소비의 미닝아웃 : 동물이나 환경에 해를 끼치는 상품의 구매를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소비행위에서 윤리를 찾고자 하는 소비층
필환경 시대의 기업들

윤리적 소비에 있어 환경은 빠질 수 없는 화두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우리 삶에도 폭염, 폭설, 홍수, 가뭄과 같은 실질적인 피해로 다가오면서 소비자들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는 기업과 환경 친화적인 제품에 호응하고 있다. 소비자가 바뀌면 시장도 바뀌기 마련. 글로벌 IT 기업들 중 상당수는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량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관련 발전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업 이미지 제고를 넘어 비용 절감은 물론, 신용평가등급 상승으로 이어지거나 투자유치 등에도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업계 또한 친환경 원료에 집중하고 제품 포장재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거나 대체품을 찾는 등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소비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식품업계도 '필환경'에 집중하고 있다. 음료업계의 경우 지난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비닐·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에 대비해 이미 올 초부터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무색의 투명 페트병을 사용하거나 비접착식 라벨·분리 안내선 등을 도입한 기업도 있다. 플라스틱 제품 패키지에서 알루미늄 라벨을 제거해 분리배출이 용이하도록 하고, 페트 용기를 기존보다 가볍게 만들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페트병에 뚜껑 및 라벨제거해 세척 후 분리배출한다.
착한 소비를 위해 알아두면 좋은 인증 마크들
소비자가 기업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수월하게 윤리적 소비를 실천할 방법이 있다. 바로 인증 마크를 확인하는 것이다. 환경부에서는 '환경표지제도'를 통해 생산, 소비,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같은 용도의 다른 제품에 비해 환경오염을 덜 일으키거나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을 대상으로 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제품의 정확한 환경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생산하도록 하는 등 자발적 환경개선을 유도하는 데 그취지가 있다.

1979년 독일에서 처음 시행된 이 제도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연합(EU), 북유럽, 미국, 캐나다 등 40여 개 국가에서 시행 중인 친환경 정책 중 하나다. '환경성적표지제도'는 제품의 원료 채취, 생산, 유통, 사용, 폐기 등의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적으로 표시하는 것으로, 이 제도를 통해 인증받은 제품들은 자발적으로 제품의 환경성 정보를 공개한 제품이기에 신뢰도가높다.
친환경 환경부 인증마크

환경성적표지인증 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환경영향으로는 크게 자원발자국, 탄소발자국, 물발자국, 오존층파괴, 산성비, 부영양화, 오존발생, 생태독성, 인체독성, 생물다양성 영향까지 모두 10가지의 영향범주가 있다. 이외에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기제품에 정부가 부여하는 에너지절약마크와 우수한 재활용 제품의 품질을 인증해 주는 GR(Good Recycled)마크도 윤리 소비에 도움이 되는 인증 마크다. 에너지절약마크가 부착된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30~50%의 에너지 절약 효과가 있으며, GR마크는 품질과 재활용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환경 친화제품이므로 안심하고 구매해도 좋다. 윤리적 소비는 조금은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 될 수 있지만, 소비활동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로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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