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폭발한 포장 쓰레기 재난
코로나19가 불러온 ‘집콕’ 생활과 비대면 소비는 쓰레기 폭증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국내에서 사용된 택배 상자는 33억7,367개에 달한다. 2019년과 비교해 21% 늘어난 수치이다. 매년 9~10% 수준으로 늘던 것이 두 배로 뛰었다. 팬데믹으로 많은 산업이 타격을 입었지만, 택배 물류산업은 갑작스럽게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택배 서비스의 속도 경쟁과 기업의 신선 마케팅은 택배 포장지의 폭발적인 증가 원인이 됐다.
손톱 만한 제품도 완충재를 가득 채운 종이 상자에 담아 배송한다. 속도가 생명인 배송 과정에서 택배 상자를 던지듯 옮겨도 파손되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였다. 신선한 제품을 새벽에 배송한다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 유통업체들의 마케팅 방식도 포장종류와 양을 늘리는 요인이 됐다.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스티로폼 상자, 냉장용 포장지, 아이스 팩과 함께 보랭용 비닐 등을 이중, 삼중으로 포장했다. 가정에서는 신선한 제품을 얻었지만, 산처럼 쌓이는 포장 폐기물도 덤으로 받았다. 기존의 일회용품과 포장지에 대한 처리도 해결 방안이 미흡한 상황에서 쏟아지는 포장 폐기물은 재난에 가까운 골칫거리가 됐다.
친환경 포장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물류업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탱해 준 고마운 택배. 어쩌면 요즘은 사람보다 더 자주 만나는 것이 집으로 배달되는 포장 상자인지도 모른다. 이젠 좀 더 가벼워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포장 상자들을 들여다볼 차례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유통 포장재 재사용이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89.7%로 대다수 소비자가 동의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택배사들도 자체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 나섰다. 비닐 소재 포장지는 폐기물을 회수해 재생 원료로 사용하거나, 100% 친환경 종이 완충재를 사용해 재활용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완충재와 테이프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포장 상자를 한 번에 접어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도 개발했다.
택배 쓰레기 없애는 택배 상자 미국의 한 물류 스타트업 택배 회사는 고객들의 택배를 모아서 포장쓰레기는 제거한 후 묶음 배송을 해주는 신개념의 친환경 유통 서비스를 시작했다. 단순히 택배 포장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물류 허브 채널을 만들어서 고객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구매한 제품들을 유통허브 물류에 보내 이곳에서 불필요한 재활용쓰레기를 모아 버린 후 다회용 택배 상자에 넣어 고객에게 배송해 주는 신개념 서비스이다. 구매한 제품을 반품 하더라도 반품 택배는 해당 물류 업체가 대신 처리해주기 때문에 재포장할 불편함도 없다. ‘택배 쓰레기를 없애는 택배 상자’인 셈이다.
종이 완충재, 생분해 아이스팩 물류, 포장, 유통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대표 배송업체 한 곳은 기존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또는 비닐 완충재 대신 종이 완충재를 개발했다. 종이 완충재는 재활용이 가능하며 가정에서도 손쉽게 분리 배출할 수 있다. 냉동식품이나 신선식품을 배달할 때 쓰이는 아이스팩도 친환경 소재로 개발하여 국내 여러 업체에서 사용하고 있다. 생활용품 기업이 개발한 '종이 아이스팩'은 물과 종이, 산화생분해성 필름으로만 만든 제품으로 특허도 취득했다. 산화생분해성 필름은 자연 상태에서 미생물로 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쓰레기로 버려져도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택배 상자 등 분리배출법 택배 상자에 붙어 있는 송장 스티커와 테이프 등 이물질을 말끔히 제거한 후 접어 배출해야 원활한 재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송장에는 개인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만큼 다른 사람이 내용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하여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완충재는 종류에 따라 배출 방법이 다르다. 에어캡(뽁뽁이)은 비닐류로 배출하고, 과일 포장재는 지역마다 비닐류나 스티로폼류, 일반 쓰레기로 분리될 수 있으니 정확하게 확인해서 버려야 한다.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은 주민센터 등에 비치된 수거함에 넣고, 재사용이 안되고 버려야 할 경우 종량제봉투에 넣어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물로 채워진 아이스팩은 물은 따라 버리고 포장재는 종류에 맞게 분리배출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