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지원
삼소는 덴마크 도심에서도 차량과 페리를 이용해 2시간 넘게 이동해야 닿을 수 있는 11.4㎢ 규모의 작은 섬이다. 4,200명의 주민 중 노인 인구가 20%를 차지하고, 지역주민들의 평균 소득도 낮아 덴마크 내에서도 낙후된 지역으로 꼽혔다. 자연이 아름
답고 지역 문화 또한 훌륭해 농사와 관광이 이 섬을 떠받치고 있는 소득원이었다. 주민들의 마음은 변화와 혁신보다는 지금의 삶이 평온하게 유지되길 바라는 쪽이었을터다. 그런데 이 섬에 실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1997년 신재생에너지 섬을 목표로 한지 10년 만인 2006년, 세계 최초로 100% 에너지 자립을 이뤄낸 것이다.
삼소 섬이 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세우기 2년 전인 1995년, 덴마크는 스웨덴, 독일과 함께 일본 교토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1% 줄이기로 약속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지역 간 경합을 붙인 '재생에너지 아이디어 경연대회'를 열었다. 평가 기준은 에너지 자립화를 위한 실질적인 10개년 계획을 꾸리는 것이었고, 최종 승리는 삼소 섬에 돌아갔다. 삼소 섬이 무기로 삼은 것은 풍력이었다. 섬 전역과 바다를 휘돌아 나가는 바람은 22개 마을에 전기를 공급하는 육상 풍력터빈 11기와 버스, 농업용 트랙터 등 수송 부문의 에너지를 책임지는 해상 풍력터빈 10기를 움직이게 했다. 이외에도 삼소는 태양열 및 바이오매스, 짚단, 열펌프 등을 이용해 난방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이렇게 얻은 전력은 마을의 사용량을 충당하고도 남아 본토로의 수출을 통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
섬 주민들은 자신들의 노력이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와 환경을 이롭게 한다는 것을 경험했다. 긍정적이고도 강력한 경험은 선순환을 낳는다. 삼소 섬의 다음 목표는 2030년까지 화석연료 제로섬을 만드는 것이다. 10년 계획은 이제 기한을 늘려 더욱 많은 모범 사례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