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동호회에서 준비한 봉사활동에 공단 직원들도 힘을 보탰다. 새 크레파스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몽땅 크레파스 수거에 도움을 준 것이다. 지난 5월 공단 공지사항을 통해 헌 크레파스 수거 캠페인을 펼친 결과 멀리 지역본부에서 손수 택배까지 보내줄 정도로 호응이 대단했다. "평소 업무도 바쁘고 출장도 많아서 모임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평소와 달리 이번에는 크레파스를 만들어 기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간을 내서 참석하게 되었어요. 저희가 만든 크레파스를 받고 아이들이 기뻐했으면 좋겠습니다." 동호회가 결성된 2016년부터 활동해온 초창기 멤버, 김현진 대리는 다른 어느 때보다 더 의욕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수거된 헌 크레파스를 분류하는 작업으로 크레파스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크레파스를 감싸고 있는 종이를 벗기고 색이 섞이지 않도록 색깔별로 따로 모아주는 것이다. 빨강, 파랑, 노랑 알록달록 크레파스를 색색이 분류하는 회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수북이 쌓인 크레파스를 언제 다 분류할까 걱정이 앞서지만, 쉽게 버려지는 크레파스가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회원들 모두 묵묵히 작업을 진행했다. "저는 올해 동호회에 들어왔는데요. 모임에 나오면 정말 즐거워요. 지난 모임에서는 어버이날을 맞아 카네이션 열쇠고리를 만들었는데요. 어머니께 선물했더니 무척 좋아하시더라고요. 제가 만든 제품을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베풀 수 있어 더욱 즐거운 모임인 것 같아요." 오윤주 과장은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만드는 기쁨도 누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모임이라며 동호회 자랑을 늘어놓았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지 않던가. 꽤 많은 인원이 함께하다 보니 바닥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헌 크레파스 분류가 예상보다 일찍 끝났다. 이제 색깔별로 분류된 크레파스를 나무 밀대로 두드려 잘게 부수고 중불로 녹여 액체 상태로 만든다. 이후 준비된 틀에 부어 10분 정도 굳혀주면 새 크레파스 완성! 평범한 스틱 크레파스가 아닌 코끼리, 기린, 코뿔소, 얼룩말 등 보는 재미까지 더한 동물 모양 크레파스다.
"생각보다 쉽고 재밌었어요. 앞으로도 집에 굴러다니는 크레파스를 버리지 말고 새 크레파스로 만들어봐야겠어요. 오늘은 봉사를 위한 만들기라 더욱 보람 있고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대부분이 워킹맘인 동호회 회원들은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도 만들어보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자원의 선순환과 나눔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아주 잠깐의 노력으로 따뜻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뜻깊은 체험이었다. 앞으로도 소소한 활동을 통해 만드는 즐거움도 느끼고 베푸는 보람도 공유할 수 있는 DIY 동호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