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이가 딸기를 무척 좋아해요. 어제부터 잠도 못잘 정도로 오늘 체험을 기대했어요. 아이에게 즐거운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이여정 과장은 기대감에 들떠있는 딸 유진이와 함께 딸기를 따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딸기를 딸 때는 과육을 살짝 잡고 톡 꺾어서 따면 된다는 사장님의 설명을 떠올리며 새빨갛게 익은 딸기를 수확했다. 처음에는 요령이 없어 줄기를 잡고 따기도 하고 딸기를 너무 꽉 쥐어 물러지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까지 딸기 따기의 달인이 되어갔다. "유치원에서 블루베리 따는 건 해봤는데요. 딸기는 처음이에요. 정말 재미있어요." 이여정 과장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딸기를 따며 기뻐하는 딸 유진이를 흐뭇하게 바라본다.
"학교 체험학습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엄마랑 온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저는 과일 중에 수박을 가장 좋아하는데요. 다음에는 수박농장 체험도 해보고 싶어요." 동생 리한이의 말에 형 규민이는 어릴 때 가족끼리 치즈마을 체험을 해본 적이 있다며 기억을 끄집어냈다. 너무 어려서일까. 형의 말을 듣고도 기억이 안 난다는 동생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오늘의 나들이가 즐거운지 형제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이런 환경 친화적인 체험이 아이들에게 무척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도심에서만 살아서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요즘 환경이 좋지 않아서 아이들 먹을거리에도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이런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엄마들의 바람처럼 아이들이 자연 친화적인 먹을거리를 통해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길 바라본다.
딸기를 한가득 따서 하우스를 나오니, 아이들을 위한 '초콜릿 딸기 퐁듀 만들기 체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테이블에 준비된 딸기, 녹인 초콜릿, 색색의 스프링클(쿠키나 머핀등에 뿌려먹는 가루)을 보더니 아이들의 얼굴이 밝아진다. 그냥 딸기만 먹어도 맛있는데 달콤한 초콜릿과 함께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아이들의 재촉에 서둘러 초콜릿 딸기 퐁듀 만들기가 시작됐다. 딸기를 꼬치에 끼워 달콤한 초콜릿을 묻힌 후, 톡톡터지는 식감이 매력적인 레인보우 스프링클로 장식해 입으로 쏙! 달콤한 초콜릿과 상큼한 딸기, 바삭바삭 부서지는 스프링클의 식감까지, 입 안이 즐거움으로 가득 찬다.
"새콤하고 달달하고 너무 맛있어요. 그냥 딸기도 맛있지만, 솔직히 초콜릿을 묻힌 딸기가 부드럽고 달콤해서 더 맛있는 것 같아요." 규민이는 '취향 저격'이라며 초콜릿 딸기 퐁듀에 흠뻑 빠졌다. 오빠가 잘 먹는 모습에 입이 짧은 유진이도 초콜릿을 묻힌 딸기를 맛있게 먹는다. 아이들이 초콜릿 퐁듀를 먹는 사이, 또 하나의 체험이 준비됐다. 바로 딸기잼 만들기! 아이들은 평소 많이 먹던 딸기잼을 직접 만들어본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기는지 관심을 보였다. 흔하게 먹는 잼이지만 자신이 직접 수확한 딸기로 만든다니 더욱 기대되는 모양이다. 오늘 만드는 딸기잼은 아이들이 먹을 것이기 때문에 많이 달지 않도록 딸기 1kg에 설탕을 300g만 넣기로 한다. 또한 시중에 파는 것과 달리 딸기와 설탕 외에 첨가물을 넣지 않아 말 그대로 자연 친화적인 건강한 먹을거리다. 이여정 과장과 이영애 주임은 이렇게 직접 만들면 어떤 성분이 들어 갔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며 반색했다.
딸기잼 만드는 과정은 간단하다. 중불에 올린 커다란 그릇에 딸기와 설탕을 알맞은 비율로 넣고 딸기가 무를 때까지 끓여주면 완성된다. 단,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딸기가 물러질 때까지 불 앞에서 저어줘야 하므로 팔이 조금 아플 수
있다. 사장님의 설명이 끝나자 딸기 퐁듀를 열심히 먹고 있는 오빠들을 대신해 유진이가 먼저 엄마와 함께 커다란 주걱으로 딸기를 저어주며 딸기잼을 만들기 시작했다.
"집에 가져가서 아빠랑 먹고 싶어요. 제가 만들었다고 자랑할 거예요." 팔도 아프고 불 앞이라 뜨겁기는 하지만 아빠생각에 불평 없이 묵묵히 딸기잼을 만드는 유진이가 대견하기만 하다. 시간이 흘러 딸기잼이 반 정도 완성됐을 때쯤, 힘들어하는 유진이를 대신해 규민, 리한 형제가 주걱을 이어받아 딸기잼을 젓기 시작했다. 달콤한 딸기잼 냄새가 솔솔 퍼져 실내를 가득 채운다. 리한이는 마치 자신이 요리사가 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어느새 딸기와 설탕이 완전히 녹아 딸기잼이 완성됐다.
딸기 과육이 살아있는 핸드메이드 친환경 먹을거리다. 아이들은 빨리 집에 가서 빵에 발라먹고 싶다며 스스로 만든 딸기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늘 한 체험 모두 재미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딸기를 직접 따 본 것이 가장 즐거웠어요. 다음에 또 하고 싶어요." 오늘 경험한 여러 가지 체험 중 어떤 것이 가장 재미있었냐는 엄마의 물음에 아이들 모두 딸기 따기 체험을 꼽았다. 아이
들 또한 흙을 밟으며 자연과 함께하는 경험이 가장 좋은 것일까. 입도 마음도 즐거웠던 환경 친화적인 딸기농장 체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