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의 내용은 한국환경공단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비료에는 황산암모늄, 과인산석회, 황산칼륨 등이 들어 있는데,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질소, 인산, 칼륨을 이용하고 황산이 남기 때문에 흙이 산성으로 변하게 된다. 또한 식물은 생장을 위해 흙 속에서 염기성 금속을 섭취하기 때문에 염기를 충분히 섭취한 작물을 뿌리째 뽑으면 흙이 염기를 빼앗겨 산성이 강해진다. 공해물질에 의한 산성화는 자동차 매연 등으로 생긴 이산화황 가스나 산화질소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공기 중에 섞여 있다가 비에 의해 땅에 내려와 토양수로 흡수돼 발생한다.
결국 토양이 산성화되면 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되며 낙엽이나 동물 사체 분해가 제대로 되지 않아 토양 동물의 영양공급이나 먹이 제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산에 있는 흙을 넣거나 석회를 뿌려 중화시키기도 한다. 산림청은 산림생물 다양성 증진사업 일환으로 알칼리성 토양개량제를 투입해 산성화를 저감하는 '산성화 토양회복사업'을 꾸준히 실시했고, 그 결과 전국 6개 토양회복 사업지평균 토양 pH가 4.59에서 5.01로 9.1% 상승하는 결과를 확인한 바 있다. 산림청의 이번 사업은 국가 차원에서 추진한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 및 토양회복사업 등 다방면의 노력이 산림토양 산성화를 늦추고 건강한 숲을 유지할 수 있는 실천적 방법임을 보여준 사례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지난해에는 화학물질 유출 사고를 통해 염산·황산·질산 등 강산(强酸)으로 토양이 오염된 경우, 이를 2차 오염 없이 생물학적인 방법으로 처리 가능한 기술이 부산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배효관 교수 연구팀은 토양 유래 미생물을 이용해 토양과 폐액 산도를 효과적으로 복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강산으로 인해 토양이 오염됐을 때 토양 영양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고 식생 및 토양 생태계도 심각하게 저해된다. 일반적으로 토양 산도를 복구시키기 위해 석회 또는 염기성 화학물질을 이용하지만, 물리화학적 처리는 2차 오염을 발생시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배 교수팀은 토양이 염산·황산·질산으로 오염됐을 때 피해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미생물학적 지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지표 미생물로 선별된 바실러스 시아멘시스균 특성을 연구하던 중 이 균이 오염된 토양을 복구할 수 있음을 밝혀내고 최근 관련 기술을 특허 출원한 것. 이 밖에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앤드류 노블박사와 피터 랜달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나무를 효과적으로 사용했을 때 농장 토양이 산을 천천히 내놓게 돼 결국에는 민감한 작물과 초지 생육을 억제하는 과정을 지연시키거나 역전시킬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모든 것들은 인간이 가속화시키고 있는 토양 산성화를 인간 기술을 통해 극복하는 사례로, 이를 통해 식물 생장에 필요한 토양 양분 결핍을 방지하고 독성 금속 물질 농도를 감소시키는 등 비교적 건강한 토양에서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