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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촬영하였습니다.
유기농 곡식을 키우는 일은 기다림과 욕심을 버리는 과정이다. 좀 더 빨리 열매를 얻기 위해 화학비료를, 좀 더 큰 열매를 얻기 위해 농약을 써서는 안 된다. 다만 기름진 땅에 좋은 씨를 뿌려놓고, 햇빛과 단비, 바람에 온전히 맡기는 것이다. 그 기다림에 보태지는 것이 있다면 농부가 흘리는 한 방울의 땀과 자연에 대한 믿음. 그렇기에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음식에는 자연의 신선함과 건강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늘 일곱 명의 직원들이 유기농 쿠키를 만들기 위해 찾은 곳은 '㈜더카페쿠키'.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와 베이킹 체험서비스를 제공하여 지역의 안전한 먹을거리 문화를 선도하고 취약계층에게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이다.
'㈜더카페쿠키'의 허영민 이사는 "한국환경공단 직원들의 방문소식을 들은 후로 마음이 설레였다"면서 "꼭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더카페쿠키 매출의 60%가량은 지역의 유치원이나 학교 등 아이들의 단체 수업이 차지했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단체 수업이 전부 취소됐고, 봄, 여름을 지나면서 운영 자체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나누는 좋은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일이었기에 쉽게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더라고요. 그때 I-SEIF를 통해 1,000만 원을 지원받게 됐어요. 지원금으로 온라인 판매를 위한 부자재 구매와 홍보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은 온라인 판매 증가로 매일 쿠키 굽는 향이 가득한 공간이 되었답니다. 다시 꿈꿀 수 있게 해주신 한국환경공단 측에 지면을 통해서 꼭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내 메신저에서 푸루와 그루 이모티콘을 매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오늘은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열심히 만들어 보겠습니다." 오늘의 청일점인 노용국 대리는 베이킹 경험이 한 번도 없지만, '아빠의 사랑과 정성'으로 기술의 부족함을 채워갈 계획이란다. 6살 시은이와 4살 연우와 엄마 배 속에 있는 셋째까지, 아이들에게는 건강한 먹을거리만 주고 싶은 것이 아빠의 마음이다. "시은이와 연우가 평소에 푸루·그루 인형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아빠가 직접 푸루·그루 쿠키를 만들어서 선물하면 너무 좋아할 것 같아요. 물론 제가 만든 푸루·그루를 알아볼 수 있다면 말이죠. (웃음)"
오늘 만들 유기농 쿠키에 사용되는 재료는 모두 유기농 제품. 화학비료, 농약 등 합성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밀가루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더할 뿐만아니라, 미네랄 등의 영양소도 풍부하다. 푸루의 싱그러운 푸른색과 그루의 사랑스러운 분홍색은 반죽에 마차 분말과 비트 분말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보기에도 좋고 몸에는 더 좋은 건강한 쿠키다. 이제 본격적으로 반죽을 이용해 푸루와 그루를 만들어 볼차례. 색색의 반죽을 섞다 보니 손끝으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걱정이 기대로 바뀌고, 코끝을 맴도는 달콤한 향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집에서 종종 케이크를 굽는데요.
베이킹에서 가장 어려운부분이 정확하게 재료를 계량해서 반죽을 만드는 일이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완성된 반죽으로 쿠키 모양만 만들면 되니, 한결 마음이 가볍네요. 재미있는 찰흙 놀이를 하는 기분도 들고요." 선우현숙 주임은 "찰흙을 조물조물 주물러서 사탕도 만들고 사과도 만들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면서 푸루·그루 만들기에 열중하는 중이다. 머릿속으로는 푸루·그루의 얼굴을 떠올리며 쿠키 반죽으로 열심히 눈, 코, 입을 만드는 직원들의 분주한 손길. 그렇게 푸루·그루, 그리고 펭수, 호빵맨과 라이언까지 저마다의 개성과 솜씨가 듬뿍 담긴 각양각색의 캐릭터가 완성됐다.
조물조물 만든 쿠키를 오븐에 넣고 기다리는 내내 직원들의 눈길은 오롯이 오븐을 향하고 있다. 정성껏 만든 반죽의 색이 짙어지며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한 직원들. 쿠키가 다 구워지기까지 30여 분의 기다림마저도 즐겁기만 하다. 대구에서 '하루 배움 그린 채움'을 위해 인천까지 온 김은영 사원은 "오랜만에 여행 오는 기분으로 기차를 타고 왔는데, 여행지에서 달콤한 추억을 만들고 간다"면서 "오늘 만든 쿠키는 내려가는 길에 맛있는 간식거리가 될 것 같다"고 했다.
12월에 인턴 기간이 마무리되는 강하임·편해연 인턴 역시 사무실을 벗어나 함께 보낸 오늘 하루가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오늘은 인턴사원으로 함께 했지만, 내년에는 한국환경공사의 직원으로 또 한 번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런저런 얘기들이 오가는 동안 어느새 공간을 채워가는 고소한 향기. 오븐 속에서 잘 구워진 쿠키가 완성됐다. 직원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푸루·그루는 저마다의 개성이 넘치는 모습이지만, 조금 다른 모양이어도 괜찮다. 직원들의 마음과 정성, 그리고 즐거웠던 시간이 가득 담겨 있으니 말이다. 함께여서 더 특별하고 행복했던 쿠킹 타임. 2020년의 마지막 길목에서 만들어 본 쿠키처럼, 다가올 2021년도 건강하고 달콤한 시간으로 가득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