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에 대한 경조비 지급 확대, 자기계발비 지원 확대 등 노조 통합 후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혜택은 더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하나의 노동조합에 의한 새로운 조직문화가 정착됨으로써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2010년 한국환경자원공사와 환경관리공단의 통합으로 탄생한 한국환경공단은 태생적으로 두 노조의 양립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적지 않았다.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직원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했다. 특히 통합 이후에도 출신 기관에 따라 급여, 직급체계 등이 다르게 적용돼 문제를 키웠다. 승진이나 전보 같은 인사 문제도 예외가 아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노 간, 노·사 간 반목은 해가 갈수록 깊어졌다. 그 와중에 이에 반발한 통합 이후 입사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노동조합(제3노조)이 설립되는 등 공단 내 노조 관계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제1노조(구 환경관리지부) 실무진으로 일할 때부터 이 문제를 고민해 온 강대빈 위원장은 2019년 말 노조위원장에 출마하면서 ‘노조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2020년 선거를 치른 제2 노조(구 한국환경공단) 천대필 위원장 생각도 같았다. 천 위원장은 통합에 대비해 자신의 임기를 6개월 단축하기까지 했다. 양 집행부의 임기를 맞추어 통합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두 노조의 통합 의지가 얼마나 확고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조 통합에 대한 양측의 확고한 의지로 이룬 결실
2020년 1월에 강대빈 위원장이, 2020년 7월에 천대필 위원장이 나란히 노조위원장에 취임하며 통합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특히 2019년 노사 협력으로 양측 조합원 간 임금 격차 문제가 해소된 것이 통합을 추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이었다. 두 위원장을 중심으로 양측 노조 집행부 간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조합원 설문에서도 절반 이상인 56.6%가 통합에 찬성했다.
이후 고무된 양 집행부는 통합 약정을 맺고,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40여 회가 넘는 조합원 설명회와 전 조합원 투표를 통해 마침내 통합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강 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통합에 대한 필요성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조합원에 대한 경조비 지급 확대, 자기계발비 지원 확대 등 노조 통합 후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혜택은 더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하나의 노동조합에 의한 새로운 조직문화가 정착됨으로써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한국노총 등 노동단체 내 역량 및 위상이 강화되면서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우리 공단 조합원의 처우 개선을 보다 적극적으로 요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통합 노조가 만들 새로운 조직문화 기대
이제 막 업무를 시작한 통합 노조는 현재 순항 중이다. 11년 동안 두 노조가 독립적으로 존재해 온 점을 고려해 당분간은 공동으로 운영된다.
천 위원장은 “올해는 노동조합 규약 및 규정 제·개정, 조직 정비 및 안정화에 주력할 것”이라며, “비대면 상황에서도 조합원과 더욱 소통하고 조합원의 의견을 노동조합 정책 방향에 적극 반영하겠다”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도 “노동조합 조직 확대를 통해 대외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 베스트 간부 선발, e-스포츠 대회 등을 개최해 조직 문화를 활기차게 하고, 조합원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해서도 온힘을 다하겠다”며, “통합으로 얻는 시너지 효과가 공단과 조합원이 더 나은 미래로 도약하는 기반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운영 계획에 대해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