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멸종된 따오기,
40년 만에 날개를 펴다
전 세계적으로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1980년 이후 국내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따오기가
다시금 한반도의 하늘을 날고 있다. 과거 무분별한 남획과 개발로 인한 먹이원의 감소, 서식지 파괴가 멸종의 원인. 2008년, 중국에서
기증받은 두 마리로 시작한 복원 프로젝트는 지난 5월, 40마리의 따오기를 자연 방사하는 데 성공한다.
글. 편집실
‘보일 듯이 보이지 않았던’ 따오기
안녕, 친구들! 내 이름은 ‘따오기’야. ‘따옥~ 따옥’ 운다고 해서 ‘따오기’라고 하지. 아마 날 처음 보는 친구들이 대부분일 거야. 그래도 내 이름은 많이 들어봤을 걸? 맞아!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으로 시작하는 동요 ‘따오기’! 그게 바로 나야. 현재 나는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에 지정, 특별 관리를 받고 있어. 그리고 올해 봄, 드디어 40년 만의 날갯짓을 펼쳤지. 황새목 저어새과(Threskiornithidae)의 대형 물새인 나는 키가 약 75cm에 몸무게는 1.6~2kg 정도 나가. 날개 길이는 40cm인데, 펼쳤을 때는 자그마치 140cm나 돼. 전체적으로 흰 바탕에 분홍빛을 약간 띠는데 머리 깃은 약 10cm 정도로 가늘고 긴 관 모양을 하지. 눈 주변의 피부는 부리 부분까지 붉은 색이야. 부리는 아래로 휘어져 있는데 전체적으로 검은색이지만 끝은 붉어. 나는 보통 태어난 지 3년째 되는 해부터 번식을 해.
나는 매년 11월에서 3월 사이 한국을 찾아와 먹이 사냥을 했어. 1913년 서울 북부 지역에서는 내 친구들 50여 마리가 한꺼번에 발견됐을 만큼 흔하디 흔한 종이었지. 나는 주로 논과 같은 습지에서 미꾸라지, 올챙이 등을 잡아먹었는데 어느 날부터 사람들이 이곳에 농약을 뿌리기 시작했어. 병충해를 쫓아 농업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라는데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먹잇감도 다 죽어버렸지. 여기에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 개발 압력에 밀린 서식지의 오염과 감소까지 더해져 한반도는 더 이상 내가 살 수 없는 땅이 되어버렸어.
40년 만의 날갯짓, 따오기 전성시대를 열다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도 사정은 마찬가지야. 이에 우리를 복원하려는 국제적인 노력이 계속됐는데 사정은 쉽지 않았어. 그러다 1981년, 중국 산시성(陝西省)에서 7마리의 야생 따오기가 발견되고 이를 시작으로 한.중.일 복원 프로젝트가 다시금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게 돼. 현재 나는 경상남도 창녕 우포늪 주변에 서식 중이야. 그곳의 ‘따오기복원센터’에서는 우리의 증식 복원을 담당하고 있는데 2008년 복원프로젝트 시작 이후 10년 만에 개체수가 무려 363마리로 늘어났어. 모두 다 연구진들의 정성스러운 보살핌 덕분이야. 얼마 전에는 자연부화에도 성공하면서 자연번식에 대한 전망도 아주 밝아졌다고 해.
그리고 올해 5월 22일, 우리는 드디어 40년 만의 날갯짓을 펼쳤어. 야생 방사 전 40마리를 선발해 3개월간 야생 적응을 위한 ‘특별 훈련’을 했어. 야생적응 방사장에서 진행된 훈련은 비행훈련, 적응훈련, 먹이섭취, 대인, 대물적응 훈련 등이었지. 생존을 좌우하는 훈련은 힘들지만 게을리할 수 없었어. 현재 나를 포함, 38마리의 따오기들이 우포늪 주면 야생 방사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고 서식 중이야. 비록 두 마리의 친구들이 적응에 실패했지만 남은 우리는 여전히 잘 생존해 있어. 머지않아 한반도에 도래할 따오기 전성시대를 위해 반드시 잘 살아낼게. 늘 마음으로 응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