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배출이 두 배로 증가하면 2050년까지 지구 온도가 평균 1~3도 상승할 것이다.”
어느 과격한 환경단체의 경고성 문구가 아닙니다. 1977년 발간한 세계 최고의 석유기업 엑손모빌 내부 문건의 내용입니다. 엑손은 이미 40여 년 전부터 화석연료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후 엑손은 어떤 행보를 걸었을까요?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알리는 대신 오히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담론을 만들고 확산하는데 수백만 달러의 돈을 쏟아 부었습니다. 물론 엑손이 기후변화를 초래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왜 기후변화에 무심했는지를 알 수 있는 하나의 사례를 말하는 것뿐입니다. 수많은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은 ‘그것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말로 우리가 체감하는 변화를 애써 부정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폭염, 한파, 폭우, 폭설... 지구의 온도 상승으로 인해 달라지는 기후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9시 47분. 2018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세계 환경위기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입니다. 이는 1992년 첫 조사(7시 29분)를 시작한 이래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나타나는 지표들은 더 있습니다. 유엔 산하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올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평균 육지 표면온도가 1.53도 올랐습니다. 또한 2300년이 되면 평균 해수면이 3.5m 상승한다고 전망했습니다. 2300년이면 너무 먼 미래처럼 느껴지나요? WWF(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2050년까지 10억 명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IMF도 기후변화 대응에 나섰습니다. 현재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 1톤당 2달러씩 징수하는 탄소세를 오는 2030년에는 1톤당 75달러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실물경제까지 뒤흔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임을 인식한 것입니다. 그래서 국제사회에서는 인류가 직면한 위험성을 좀 더 정확히 표현하려면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변화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