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한부모와
함께하는 여정
바네사가든의 구소미 대표는 식물과 화훼 디자인을 공부하고 플로리스트로도 활동했었다. 그런 그가 여성가족형 예비 사회적기업인 바네사가든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평소부터 치유와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았던 구소미 대표는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병행하면서 현대인에게 사람의 심리와 정서적 치유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와 함께 미혼 한부모 여성들과의 만남이 구소미 대표를 바네사가든의 설립으로 이끌었다. 미혼 한부모 여성의 경우 책임감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과 자녀 돌봄 때문에 근무시간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구소미 대표가 만난 미혼 한부모 여성들은 자녀와의 자립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이들이었다.
“미혼 한부모는 누구보다 책임감 있는 엄마입니다. 그럼에도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경제활동에서 자립을 꿈꾸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 미혼 한부모 여성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여 정서적 자립과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이분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적가치를 다른 누군가에게 지속적으로 전하는 릴레이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바네사가든의 가장 큰 가치이자 목표입니다.”
바네사가든은 미혼 한부모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외부활동이 어려워 정서적 우울감과 사회적 단절이 생길 수 있는 초기 미혼 한부모를 직접 찾아가는 ‘무빙가든’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더글로잉이란 공간을 통해 미혼 한부모의 취업, 창업 멘토링과 문화활동 및 소통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미혼 한부모는 공간을 언제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식물,
도심 속 중요한 자연요소
바네사가든은 도심 속 어반 치유가든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라이프공간으로 꾸미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자연과 차단된 도심 속 일터와 생활공간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가 오래 머무는 공간은 자연과 함께여야 한다는 것.
바네사가든의 전문 치유가든 프로그램으로 다른 원예 프로그램과 차별화가 되어있다. 마음 치유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이롭다. 환경가드닝 교육에서는 플라스틱 없이 가드닝 라이프를 할 수 있도록 자연 상태의 물이끼를 활용하여 화분 대신 사용하는 것이다. 보수성과 통기성이 높아 습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곰팡이와 세균이 생기는 것을 줄여주기도 한다.
“수태는 그 자체로 화분 역할을 하는데, 자연에서 온 소재를 활용하여 친환경적이고 몇 번이고 재사용할 수 있답니다.”
구소미 대표는 플라스틱 화분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플라스틱 화분은 환경에도 좋지 않은데다 식물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빠르게 열이 오르고 식어 식물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한국환경공단 곳곳에 비치된 오피스 플랜팅 제품도 흙을 활용한 토분이나 천연우드를 사용하고 있다. 환경에도 좋고 실내 공기질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1인 기업에서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의 성장
바네사가든은 식물을 활용한 실내오피스 그린월 제품을 개발하였다. 한국환경공단 이덕종 과장, 정영석 과장을 멘토로 만나게 된 건 2022 환경창업분야 사업을 통해서다. 이덕종 과장은 공기질 개선 효과 측정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도왔고, 정영석 과장은 판로 개척에 대해 도움을 줬다.
“두 멘토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죠. 작은 기업 입장에서는 테스트를 하거나 데이터를 측정하는 게 쉽지 않아요.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두 분 덕분에 많이 성장했고, 또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앞으로도 한국환경공단과 다양한 협업 활동을 통해 함께 ESG를 실현하는 기회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구소미 대표는 이루고 싶은 것이 많다. 기업의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 기업의 가치를 관철하고 더 많은 미혼 한부모 여성과 함께하고 싶다. 여전히 우리 곁에는 치유와 자립을 원하는 미혼 한부모 여성들이 많기 때문이다.
“저는 도심 속에 치유가든을 통해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이에요. 일상 속에 지치거나, 반복되는 업무를 통한 스트레스 등 자연이 주는 치유의 효과를 유휴 공간, 건물의 옥상 등 삭막하게 비어 있는 곳들을 활용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사람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다. 그렇기에 자연을 그리워하고 또 자연에서 안정과 위로를 얻는다. 그래서 바네사가든이 하는 일은 언제나 사람을 향해있다. 이제 막 단단한 흙을 비집고 새싹을 피워낸 바네사가든은 지친 이들이 언제나 쉴 수 있는 큰 품을 가진 나무로 성장할 것이다. 바네사가든이 품고 있는 꿈이 가지처럼 뻗어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