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2
청년이 이룬
향기로운 세상
㈜청년이룸 정상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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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이 펼쳐지고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면 어느새 캠핑의 계절이 돌아왔음을 알 수 있다. 작지만 야무지게 쳐놓은 텐트 앞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멍하니 바라보며 즐기는 향긋한 커피 한 잔은 행복감을 충족하기에 충분하다. 자연과 함께 즐기는 캠핑을 위해 정상민 대표가 나섰다.
writer. 허승희 photo. 황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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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듣기>
진심으로 뭉친 청년들
여기 누구보다 청년 정책에 진심인 사람들이 있다. 인천 서구의 청년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모인 8명의 청년은 누구보다 ‘청년’에 진심이다. 청년을 위해 모인 이들은 청년이 잘 살아가려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환경까지 살펴야 함을 깨달았다.
“청년세대에게 필요한 정책이 무엇일까 고민했어요. 일자리, 주거 등도 중요하겠지만 환경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필수라고 생각했어요.”
정상민 대표는 숲을 보는 마음가짐으로 같은 뜻을 가진 청년들과 함께 ‘청년이룸’을 설립했다.
인천 서구의 지역 문제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원도심과 신도시의 격차다. 청년이룸은 신도시에 가려져 점점 입지를 잃어가는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서구의 동네 이름을 내건 액상 커피를 개발했다. ‘가정 커피’와 ‘석남 커피’는 입소문을 타고 지역을 대표하는 커피로 자리 잡았다.
“커피를 만들어 동네를 알리고 나니 커피를 만들고 버려지는 커피박(커피찌꺼기)이 눈에 띄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커피박을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인천 서구에는 쓰레기 매립지가 있다. 매립되는 쓰레기를 조금이나마 덜고자 액상 커피 제작 후 남는 커피박으로 불멍에 이용할 수 있는 펠릿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모두의 행복을 이루다
청년이룸이 제작한 커피박 펠릿 불멍 키트 ‘GROUNDS’는 크기도 크지 않고 조립도 간편해 캠핑족 사이에서 인기다. 일반 쓰레기로 버려질 커피박을 펠릿으로 만들어 불멍의 원료로 사용하며 타고 남은 재는 자연에 뿌려도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커피박 펠릿은 청년이룸 직원들이 직접 제작한다.
“커피박으로 펠릿을 만들 때 시행착오가 많았는데요. 한국환경공단의 ‘2023년 환경분야 청년창업 지원사업 멘토링’을 통해 불멍에 특화된 커피박을 제작할 수 있었어요.”
펠릿의 원재료인 커피박 수급에는 어려움이 없었을까?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지역 카페에서 커피박을 수거해 오시면 일부 금액을 환급해 드리고 있어요. 또 지역 카페와 협약을 맺어 직접 수거하기도 합니다. 이런 수거 시스템도 한국환경공단에서 잘 구축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셨죠.”
향긋한 커피 한 잔으로 여유를 즐기게 하고 친환경 불멍 키트로 캠핑족의 힐링을 책임지며, 취약계층 어르신들까지 돕고 있는 청년이룸의 행보는 모두의 행복을 이루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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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상생하는 발걸음
하나의 사업으로 수많은 곳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청년이룸. 그러나 이들은 더 많은 것을 꿈꾼다.
“획기적인 기획으로 친환경 캠핑 문화를 자리 잡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인천 서구에 목재 단지가 있는데요. 이곳에서 버려지는 목재를 또 다른 자원으로 순환할 수 없을까 연구 중입니다.”
커피박을 재활용한 것처럼 무심코 버려지는 쓰레기를 자원으로 바라보려 노력하는 정상민 대표는 지구와 동행할 준비를 완벽히 마친 사람처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