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1

세계 최초로
분리막을
리사이클링하다

라잇루트 이혜림 BTN본부 이사

  •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분리막이 기능성 원단의 주요 소재로 재활용되고 있다. 제조 과정에서 미세한 상처 등으로 상품성이 훼손돼 버려졌던 분리막을 재활용한 사례는 라잇루트가 세계 최초다. 라잇루트 이혜림 BTN본부 이사는 아무 쓰임새 없이 그대로 버려졌던 분리막을 투습과 방수가 가능한 첨단 섬유 ‘텍스닉(Texnic)’으로 리사이클링 하고 있다고 했다.

    writer. 최행좌   photo. 황지현

  • 0:00 /

    <오디오북 듣기>

배터리 분리막의 새로운 가능성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은 배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소재다. 이는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져 배터리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는다. 하지만 문제는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을 위해 분리막에 작은 흠집이라도 나면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30년 예상되는 전 세계 분리막 생산량은 377㎡로 이에 따른 폐기물도 약 6만 4,000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폐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도 약 3만 4,000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라잇루트는 배터리 분리막을 고기능성 소재로 리사이클링한 ‘텍스닉’을 세계 최초로 상업화하고, 이를 다양한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선보이는 환경친화기업이다. 혁신적인 재활용 기술로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비전으로, 새로운 쓰임새를 위한 재활용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한다.
“코로나19로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이를 돌파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야 했어요. 그때 분리막 폐기물을 접하게 됐고,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라잇루트의 비전인 실질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았죠. 해답은 기능성 원단으로 재활용하는 것이었어요.”
분리막을 기능성 원단으로 재활용하면 분리막 1m당 30g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 연간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분리막으로 티셔츠 8억 장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쓰임새도 좋다. 라잇루트가 리사이클링 소재로 배터리 분리막을 선택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신소재 개발

라잇루트가 개발한 ‘라미네이팅’ 기술은 특별하다. 배터리 분리막 고유의 미세가공을 헤치지 않는 혁신 기술로, 수거한 폐분리막을 100% 활용해 추가 폐기물이 없고, 재활용 공정에서 물과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 기술로 라잇루트는 국내에서 특허 2개를 획득했고 유럽과 미국, 중국에도 개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또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박람회인 ‘CES 2022’에서 웨어러블 테크놀로지 부분 혁신상과 ‘2022년 환경창업대전’에서 스타기업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큰 성과를 이뤘다. 지난해에는 ‘텍스닉’이라는 자체 개발한 리사이클 원단 브랜드도 론칭했다. “텍스닉은 분리막 구조를 그대로 보존해 별도 처리를 하지 않더라도 투습, 방습, 방풍 기능을 제공하는 게 강점이에요. 일반 옷을 비롯해 등산복, 운동화와 잡화까지 다양한 제품에 소재를 사용할 수 있고, 무게가 가볍다는 것도 장점이죠.”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도약

라잇루트는 텍스닉 출시를 계기로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이루고 있다. 패션, 예술, 디자인, 음악, 스포츠 등 경계를 뛰어넘는다.
“이미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많잖아요. 라잇루트는 여러 분야에서 협업을 이루며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라잇루트는 분리막 외에 새로운 재활용 소재를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소재들은 텍스닉이 아닌 새로운 브랜드로 명명해 라잇루트가 운용하는 브랜드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해부터 해외 진출을 준비해 온 라잇루트는 해외 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라잇루트가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 중이며, 앞으로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환경을 위해, 지구를 위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고 있는 라잇루트가 다음에는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