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시티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도시
프랑스 파리
프랑스는 언제 가더라도 화려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나라다. 프랑스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파리는 에펠탑, 개선문, 루브르박물관 등 유명한 관광지부터 고풍스러우면서 역사의 숨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미술관, 건축물, 공원까지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으로 가득하다. 이렇게 낭만이 넘치는 파리는 100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을 친환경 올림픽으로 준비하며 탄소중립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writer. 최행좌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
환경 선진국답게 프랑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낮은 나라다. 2015년부터 ‘탄소저감 국가전략(SNBC: Stratégie Nationale Bas-Carbone)’을 수립해 매년 5년 단위로 교통, 농업, 건물, 산업, 에너지 등 분야별 탄소배출량을 감축해 오고 있다.
특히 2050년에는 100% 신재생에너지에 의존하는 탄소중립도시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단계별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2004년 대비 50% 줄이고, 도시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45% 이상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며, 전반적인 에너지 소비는 줄일 계획이다.
현재 파리는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24년까지 모든 경유차는 도시에서 운행을 금지하고, 2030년까지 휘발유차도 운행을 금지할 예정이다. 또한 2030년까지 파리 내 건물 지붕 20%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될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주요 도로에 보행자 도로, 산책로, 자전거 도로 같은 친환경 교통도 구축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파리를 관통하며 흐르는 센(Seine)강은 파리 도심에 냉방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바로 ‘파리 지역 냉방 시스템(DCS: District Cooling System)’을 통해서다. 이는 센강 하천수를 활용해 냉방 네트워크를 갖춘 지역에 냉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하천수의 냉기를 이용해 전력을 아끼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저탄소 올림픽으로 준비
오는 7월 26일, 2024 파리올림픽이 개막한다.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으로, 대회 기간에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하는 친환경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파리는 ‘최대한 덜 짓는 것’을 택했다. 새로운 경기장을 짓는 대신 경기장의 95%는 이미 존재하는 시설을 활용하고, 파리를 상징하는 건물 앞에 임시 경기장을 짓는 방식이다. 새로 지은 5%의 경기장과 시설도 대회 후에 철거하기 편리하게 설계했다.
파리 북쪽에 위치한 생드니(Saint-Denis)에 지어진 5,000석 규모의 올림픽 수영센터는 이러한 파리의 친환경 노력을 잘 드러내는 건물 중 하나다. 이 수영센터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천장에 목재 지붕으로 지어졌으며, 거대한 지붕 위는 태양광 패널로 채웠다.
파리 북쪽에 완공된 올림픽 선수촌도 탄소배출을 최소화한 건물이다. 선수촌은 설계 당시부터 건물에 목재와 같은 바이오 소재를 활용했다. 전기 공급원으로는 지열과 태양열 같은 청정에너지를 사용한다. 숙소 내부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 건물의 특징으로 꼽힌다. 실내 에어컨 대신 자연 냉각을 꾀했다. 이는 건물 간 공기 순환이 촉진되도록 건물을 배치하고 건물의 크기를 다양하게 지은 이유다. 이를 통해 폭염에도 내부 온도가 바깥보다 섭씨 6도가량 낮게 유지된다. 이처럼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는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파리의 환경친화 정책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