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2
대나무 칫솔로
지구를
이롭게 하다
닥터노아 박근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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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세 번 사용하는 칫솔은 현대인의 일상에 필수품 중 하나다. 하지만 플라스틱으로 만든 게 많아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준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게 대나무 칫솔이다. 치과의사이자 국제구호활동가인 닥터노아의 박근우 대표는 대나무 칫솔로 환경도 지키고, 개발도상국의 빈곤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에게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힘이 있다.
writer. 최행좌 photo. 황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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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에서 찾은 희망
때로는 지구를 위한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킨다. 닥터노아 박근우 대표가 그랬다.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의사로 평범한 일상을 보냈던 그는 2008년부터 남부 아시아와 중부 아프리카의 빈곤지역에서 국제구호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에티오피아 ‘훌라’라는 지역에 갔다가 대나무 숲에서 살아가는 빈곤한 소수민족을 만났다. 그가 대나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그때부터였다.
“대나무 생산지의 빈곤 문제를 다룬 여러 논문을 읽다가 ‘프로스페리티 이니셔티브(Prosperity Initiative)’에서 작성한 논문을 읽게 됐어요.”
이 논문에 의하면 베트남 탕호아성 지역에는 베트남 최대 대나무 생산지가 있다. 이 지역에 풍부하지만 잘 이용되지 않는 대나무를 소득자원으로 만든다면, 16만 3,000명의 사람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수록돼 있었다. 그는 여기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대나무로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개발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죠. 제가 치과의사니까 칫솔은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았고요. 그렇게 닥터노아를 설립하게 됐어요.”
자연을 지키는 친환경 구강 제품
닥터노아는 대나무 칫솔을 주력 제품으로 개발·생산한다. 비료와 살충제 없이 자란 대나무를 ‘핫프레싱 공법(Hot Pressing Tech)’으로 가공해 제작한다. 핫프레싱 공법은 열과 압력으로 대나무 표면을 다듬는 제조 공법이다. 대나무를 자르고, 깎고, 다듬는 여러 공정단계를 거치지 않고 한 번에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공법으로 규격화된 칫솔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칫솔 제작부터 검수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면서 칫솔 1개의 제조 원가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또한 다양한 사이즈로 제작해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혔다.
닥터노아는 칫솔 외에도 합성화학 성분과 플라스틱 튜브를 사용하지 않은 고체치약, 생분해가 가능한 치실과 같은 친환경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모든 제품에 불필요한 포장은 최소화했으며 100% 재생 펄프지를 사용했다. 이렇게 닥터노아가 친환경 제품을 늘려갈 수 있었던 건 모두 뛰어난 인재 덕분이라고 박근우 대표는 말한다.
“닥터노아의 가장 큰 경쟁력은 친환경 소재 개발에 최적화된 경험을 가진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존(John)과 테리(Taerry), 도티(Dotty), 조이(Joy), 수(Sue)와 같은 동료들을 만난 건 행운이죠. 이들과 함께 일하는 건 기쁘고, 멋진 일이에요.”
대나무 칫솔에 담긴 가치
플라스틱 칫솔은 재활용이 안 되기 때문에 일반쓰레기로 분류된다.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 칫솔은 대부분 소각되는데 이때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대나무 칫솔도 재활용은 불가능하지만, 소각 과정에서 플라스틱 칫솔에 비해 온실가스가 적게 배출된다. 만일 소각되지 않고 땅에 묻혀도 칫솔모를 제외하고는 썩는다. 그래서 대나무 칫솔 하나를 사면 18g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그간 닥터노아가 판매한 대나무 칫솔 누적판매량은 300만 개 이상이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약 5만 4,000㎏의 플라스틱을 대체한 셈이다. “닥터노아 혼자로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겠지만, 칫솔을 만드는 대기업들이 나서 대나무로 제품을 만들어 판다면 세상은 달라질 것이라고 믿어요.”
그는 플라스틱 칫솔보다 가격 경쟁력 있고, 품질 좋은 대나무 칫솔을 만들어 세상의 모든 플라스틱 칫솔 회사들이 대나무로 칫솔을 만들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꿈이다. “대나무 칫솔을 잘 파는 회사가 되면 좋죠. 하지만 단순히 세상에서 대나무 칫솔을 가장 잘 파는 회사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사람도 살리고 환경도 살리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