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시티
살기 좋은
친환경 도시
스웨덴 말뫼
노르웨이와 핀란드 사이에 있는 스웨덴은 풍성한 매력이 가득한 나라다. 인위로는 따라 할 수 없는 눈부신 자연과 중세시대의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 여행자에게 선물 보따리를 풀어준다. 이 가운데 말뫼는 도시 전체가 재생에너지 100%를 실현할 만큼 친환경 도시로 유명하다.
writer. 최행좌
내일을 위해 친환경을 선택
말뫼(Malmö)는 스웨덴 남부에 있는 항구도시로, 덴마크 코펜하겐의 바다 건너편에 위치한다. 이곳은 20세기 말 세계 최고의 조선회사가 있던 조선산업의 도시였다. 역동성과 생기로 가득했던 도시는 1990년대부터 조선업이 퇴보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결국 2002년 도시의 상징인 ‘코쿰스 크레인’이 한국의 조선회사에 단돈 1달러에 인수되면서 많은 사람이 떠났고, 도시는 눈에 띄게 쇠퇴했다.
그랬던 말뫼에 변화의 바람이 찾아왔다. 스웨덴 정부와 유럽연합(EU)의 주도하에 말뫼시와 시민들이 힘을 모았고, 이들이 택한 돌파구는 친환경 미래도시로 거듭나는 것이었다. ‘시티 오브 투모로(City of Tomorrow)’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말뫼는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젝트인 ‘SURE(Sustainable Urban Revitalization of Europe)’와 신재생에너지 도시계획인 ‘RESECO(RES Energy Concept)’를 통해 도시재생에 돌입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지역 건물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공급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말뫼시는 버려진 항구와 공장지대를 환경친화적으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재생에너지 100%로 살기 좋은 도시
말뫼를 친환경 도시로 바꾼 공간이 있다. ‘Bo01’지구다. 이곳은 말뫼의 ‘시티 오브 투모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된 주거단지다. ‘Bo’는 스웨덴어로 ‘거주하다’라는 의미이고, ‘01’ 은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2001년을 뜻한다. 말뫼시는 Bo01지구를 건설하기 전에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첫째, 자동차가 아닌 생명체 중심의 도시여야 한다. 이것을 위해 자전거가 도시의 주요 교통수단이 되며, 동물들이 편리하게 녹지를 오갈 수 있도록 도시를 설계했다. 둘째, 100% 신재생에너지만 사용해야 한다. 그 결과 Bo01지구는 지역에서 생산된 신재생에너지만을 100% 사용하고 있다.
Bo01지구에 개발된 주택을 살펴보면, 각 지붕 모퉁이에 빗물이 내려오는 수로를 만들어 빗물을 지하 탱크에 모아 다시 생활용수로 사용하거나 조경수로 사용한다. 건물 옥상에 태양열판을 설치해 지역 내 난방 수요를 충당한다.
또 거주자들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리도록 친환경 교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거주지 내부에 자동차 도로를 없애고 지하 주차장을 만들어 지상의 도로는 보행자와 자전거만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는 100% 신재생에너지로 일상을 채운다.
말뫼의 친환경 랜드마크, 터닝 토르소
말뫼가 친환경 도시임을 입증하는 랜드마크도 있다. 바로 ‘터닝 토르소(Turning Torso)’다. 코쿰스 조선소의 대형 크레인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이 건물은 인체의 상반신을 90도로 비튼 모양이라고 해서 ‘터닝 토르소’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건물은 인근에 조성된 풍력단지와 건물 벽면의 태양광, 옥상의 빗물, 땅속 지열 등을 활용하는 재생에너지 건물로도 유명하다.
‘시티 오브 투모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말뫼. 기존의 도시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친환경, 지속가능한 도시에 초점을 맞추며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났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말뫼는 석유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활용에 박차를 가하면서 스웨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