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만남 2

환경을 노래하고
지구를 응원하는
슈퍼스타

가수 이한철

  • “괜찮아. 잘될 거야.” 짧은 문장에 자연스럽게 멜로디가 따라붙는다. 곡이 발표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이보다 더 다정한 응원가가 또 있을까? 지친 모든 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가수 이한철의 응원은 최근 환경까지 닿았다. 영원한 ‘슈퍼스타’ 이한철이 들려주는 ‘산책’처럼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환경 이야기를 들어보자.

    writer. 권다인   photo. 황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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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오북 듣기>

  • 이한철 님을 만나면 2006년 발표된 ‘슈퍼스타’에 대해 여쭙지 않을 수가 없어요. 해당 곡의 작사·작곡 계기가 궁금합니다.

    ‘슈퍼스타’에는 ‘까무잡잡한 스포츠맨’이라는 가사가 등장하는데요. 이 곡의 주인공인,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지인의 아들을 묘사한 내용입니다. 학창 시절 내내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지만 대학 진학에 실패하고 무작정 홀로 서울로 올라온 학생이었어요. 지인이 제게 만나봐 달라 부탁하기에 만났는데, 정말 너무 착하고 순박한 학생인 거예요. 그 친구가 진심으로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을 담아 쓴 곡입니다. 발표할 때만 해도 데뷔 13년이 되도록 특별히 히트곡이랄 게 없었거든요. ‘진정성을 담은 곡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구나’ 하고 깨닫는 계기가 된 곡이기도 하죠. 이제 성인이 된 그 친구는 사업에 성공해 잘 살고 있고요. 몇 년 전 그 친구의 결혼식에서 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어요. 정말 기분이 묘하더라고요.(웃음)

‘슈퍼스타’를 포함한 여러 곡이 후배 가수들을 통해 리메이크되어 사랑받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슈퍼스타’도 그렇고 ‘산책’도 그렇고, 제 곡이 더 많은 이에게 알려지고 기억될 수 있어서 너무 좋죠. 제가 들어도 저보다 다른 가수의 목소리가 훨씬 잘 어울리는 곡들도 있고요. 노래, 작곡, 작사 등 가수로서 할 수 있는 여러 활동이 있잖아요. 저는 아마 작사·작곡에 강점이 있는 가수가 아닐까 싶어요. 최근에는 곡을 만들어 꼭 제가 부르지 않고 잘 어울리는 다른 가수에게 주어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고라니 디스코’라는 곡을 발표하셨어요. 고라니를 주제로 한 곡이라니, 정말 이색적인데요. 어떻게 만들어진 곡인가요?

뮤지션이 아닌 분들과 노래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10년 정도 진행하면서 어느 해에는 광주에 있는 일곡마을을 방문하게 됐어요. 지역주민들이 지켜온 다랭이논이 있는 장소인데, 그곳에서 농업에 임하시는 분들에게 몇 가지 규칙이 있다는 거예요. 첫째,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을 것. 둘째, 화학비료 등을 사용하지 않을 것. 그리고 마지막이 고라니에게 성내지 않을 것. 고라니가 농사를 망쳐도 성내지 말자는 그 약속이 참 따듯하게 느껴져서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우물 안 개구리’ 팀과 함께 고라니에게 편지를 보내는 내용으로 작업했습니다. 사실 곡에 담긴 이야기를 알고 노래를 들으면 더 큰 위로를 받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래서 ‘고라니 디스코’를 부를 때는 이 사연을 꼭 전하려고 노력합니다. 가볍게나마 노래에 맞는 고라니 댄스도 만들어서 함께 참여하는 공연으로 만들고 있어요.

환경콘서트에도 참여하시고 관련 프로그램의 MC로도 활약하시는 등 환경 관련 활동을 많이 펼치고 계신데요.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사실 ‘어쩌다가’라고 말씀드리는 게 맞을 거 같아요. 저는 마음이 내키면 작은 공연이라도 흔쾌히 응하는 편인데, 여성환경연대에서 마련한 공연에 많이 참여하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30명 규모의 카페에서 촛불을 켜고 공연하며 에너지 절약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식이었죠. 그런 작은 공연들이 쌓이니 꽤 소중한 경험이 되었고, 이를 계기로 여러 환경 관련 기관 및 모임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공연 중간에 한마디라도 건네려면 공부를 해야 하더라고요. 책도 사서 읽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 보면서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그러한 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울산방송에서 <필환경 시대의 지구수다>라는 프로그램의 시즌 1과 4의 MC를 맡았는데요. 유기농 채소나 못난이 채소 등을 활용해서 채식 요리를 하고, 완성된 요리를 환경 게스트분들과 함께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이에요. 채식의 매력도 알아가는 기회가 되고, 환경 분야 전문가분들을 만나 배우는 것도 많아요. ‘아 진짜 이런 분도 계시는구나’ 하면서 매회 좋은 경험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바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텀블러 사용이 가장 익숙하죠. 환경뿐만 아니라 제 건강을 위한 실천이기도 해요. 종이컵을 사용하면 편리하죠. 텀블러처럼 챙기지 않아도 되고, 한번 쓰고 버리면 되잖아요. 귀찮아도 텀블러를 챙기는 건 환경을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또 무대에 오르는 사람으로서 평소 텀블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조금이나마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신경 쓰고 있습니다. 텀블러 사용 외에도 대중교통도 많이 이용하는 편이고, 배달음식도 가급적 자제해요. 대나무 칫솔과 같이 친환경 생활용품들도 조금씩 도전해 보고 있습니다.

  • 무대에 오르는 사람으로서 평소 텀블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조금이나마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신경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도전을 계획하고 계시나요?

여러 환경 관련 공연 및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얻은 지식을 활용해서 노래를 하나 만들어보고 싶어요. 뽀로로와 친구들이 부른 ‘비헹분섞송’이 있는데요. 분리배출의 기본인 비우기, 헹구기, 분리하기, 섞지 않기를 노래로 제작한 거예요. 그 노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니 저는 가요계의 ‘비헹분섞송’을 만드는 거죠.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환경 관련 노력을 실천하다 보면 단단했던 마음도 풀어지는 순간이 오는 것 같아요. 변하는 게 없는 것 같아 지치는 거죠. 그런 순간에 <자연가까이 사람가까이>와 같은 사보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지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꾸준히 읽어주시고, 더불어 제 노래도 함께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환경, 생태적 감수성 담은 노래를 많이 준비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