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만남 2
이토록 솔직할 수가,
이토록 무해할 수가
배우 최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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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활동이 뜸했던 배우 최강희가 방송을 통해 일상을 공개했다. 전공인 배우가 아니라 예능을 통해서였다. 청소에 진심인 그는 쓰레기를 한 달 동안 모으기도 했고, 환경미화원 체험도 했고, 줍깅 하며 모은 쓰레기로 정크아트도 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는 그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무해한 매력이 가득했다.
writer. 최행좌 photo. 한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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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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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DJ, 유튜버 등 바쁜 하루를 보내고 계신데요.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살다 보면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지금 하지 않으면 후회될 것만 기분 말이에요. 드라마 <안녕? 나야!>를 끝냈을 때 마음이 딱 이랬어요. 그래서 2~3년가량 휴식기를 가지게 됐죠. 그간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해 보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 지냈어요. 설거지 아르바이트도 하고, 청소 도우미로 아르바이트도 하면서요. 그러다가 지난해 11월부터 CBS 라디오 <최강희의 영화음악> DJ를 맡아서 진행하고 있어요.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출연한 후에 많은 분이 응원해 주셔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최근에 유튜브 채널 <나도 최강희>를 개설했어요. 평소에 궁금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요. SNS를 보면 상향 평준화된 타인의 삶을 보며 누군가는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을 텐데요. 어떤 분야든 우리 주변에 성실하고 재미있게 사는 분들이 있고,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 보고 싶더라고요. 이들에게 ‘우리 모두 금메달리스트구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올해로 데뷔 29년 차가 되셨는데요. 그동안 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 <단팥빵>, <보스를 지켜라>, <달콤한 나의 도시>, <안녕? 나야!>부터 영화 <여고괴담>, <달콤, 살벌한 연인>, <애자>, <7급 공무원>까지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를 펼치셨는데요.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출연한 작품 속 캐릭터가 모두 기억에 남는데요. 그중에서 꼽으라면 MBC 일요아침드라마 <단팥빵>이에요. 대본을 읽었는데 잔잔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이야기였어요. ‘무공해’ 같은 작품이어서 좋았죠. 그래서 바로 출연을 결심했어요. 당시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촬영했는데요. 출연한 배우분들, 스태프들과 재미있게 촬영했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청소에 진심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청소하는 노하우나 환경을 생각한 부분이 있을까요?
방송을 보시고 ‘청소광’, ‘청소마니아’라고 불러주시는데요. 사실 청소할 때 노하우 같은 건 없어요. 다만 제 나름의 원칙이라면 창문을 열고 환기하고, 먼지 털기를 하고, 극세사 소재로 쓸고, 물걸레로 닦는 순서대로 하는 거예요. 별거 아닌데 이렇게 하면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어요.
환경을 생각해서 귀찮아도 하는 게 있다면 물걸레를 사용한다는 거예요. 일회용 티슈를 쓰면 편리하고 좋죠. 쓱 닦고 버리면 되잖아요. 하지만 쓰레기가 발생한다는 거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물걸레를 빨아서 쓰고 있어요.
유튜브 채널에 ‘환경미화원이 되고 싶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환경미화원을 체험해 본 소감이 궁금합니다.
자정부터 작업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더라고요. 시작하기 전에는 ‘환경미화원분께 방해가 되면 안 되는데’라는 걱정이 컸어요. 막상 참여해 보니 분위기가 너무 밝고 좋더라고요. 행복하게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힘든 줄 모르고 행복하게 일했어요. 밤에 사람도 없고 한적한 거리에서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뛰고, 깨끗하게 청소하니까 기분이 좋더라고요. 공기도 상쾌했고요. 제가 청소를 좋아해서 그런지 환경미화원도 제 적성에 잘 맞더라고요.(웃음)
기회가 되면 분리수거가 되는 과정도 체험해 보고 싶어요. 폐플라스틱, 종이팩이 어디에서 어떻게 재사용이 되는지 너무 궁금해요.
그리고 ‘청소의 고수를 만나다’라는 영상에서는 클린하이커스 멤버들과 함께 쓰레기 줍기도 했다고요.
클린하이커스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요. 이들과 함께 활동해 보고 싶더라고요. 클린하이커스는 쓰레기 줍기 문화를 알리고 수거한 쓰레기로 정크아트 작품을 만들어 환경보호 메시지를 전하는 단체인데요. 이들과 함께 산에서 쓰레기를 줍다 보니 보물찾기를 하는 것 같아서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산에서 모은 쓰레기로 정크아트 까치와 복조리를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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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귀찮고 번거로울 수 있지만 한두 번 실천하다 보면 금세 적응할 수 있어요.
환경을 생각하며 분리배출에 동참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한 달 동안 쓰레기를 모으기도 했다고요.
평소에 호기심이 많은 편인데요. 어느 날 문득 한 달 동안 쓰레기를 모으면 얼마나 쌓일까 궁금하더라고요. 한번 해 보자 싶었죠. 그냥 하면 재미없으니까 제가 챌린지 이름을 지었어요. 일명 ‘내 똥 내가 치우기 챌린지’. 내 똥(쓰레기)을 보고 내가 치우자. 나만의 재미있는 챌린지예요. ‘혼자 버리는 쓰레기가 얼마나 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한 달 동안 배출된 쓰레기가 상당했어요. 이게 쌓이고 쌓이면 어떻게 되나 싶어서 아득해지더라고요. 이 챌린지를 하면서 쓰레기를 더 줄여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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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크고 작은 환경 캠페인을 진행하고 계신데요.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05년부터인 것 같아요. 당시에 환경운동연합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환경을 더 생각하고, 관심을 갖게 됐죠. 그게 실천으로 이어졌고요. ‘2010년 세계 환경의 날 한국 홍보대사’로 선정된 것도 그 연장이었다고 생각해요. 텀블러를 사용하거나 리버서블 가방을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어요. 최근까지 사용했던 리버서블 가방은 지인에게 선물했어요.
환경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매거진을 추천해도 될까요? 제가 유일하게 구독하는
매거진이에요. 동물복지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매거진인데요. 얻을 수 있는 지식이나 상식이 풍부해요. 지구와 환경, 동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어서 추천해 주고 싶어요. -
국민이 동참하면 좋을 것 같은 친환경 실천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쓰레기 분리배출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분리배출만 제대로 하면 쓰레기는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자원은 늘릴 수 있더라고요. 분리배출할 때 은근히 헷갈리기도 하는데요. 택배 상자는 테이프나 스티커를 제거하고 배출하고, 유리병이나 플라스틱병은 내용물을 비우고 물로 헹군 다음 라벨을 제거하고 배출하면 돼요. 처음엔 귀찮고 번거로울 수 있지만 한두 번 실천하다 보면 금세 적응할 수 있어요. 환경을 생각하며 분리배출에 동참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올해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CBS 라디오 <최강희의 영화음악> DJ도 하고, CBS 팀과 공약을 한 것이 있어요. 광고 촬영을 하게 되면 영화관을 전관 대여해서 팬들과 함께 영화 관람하기. 그게 올해 목표예요. 그리고 유튜브 채널 <나도 최강희>에 집중할 거예요. 좋댓구알(좋아요, 댓글, 구독, 알림 설정)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