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공동체로 가는 길
미호동 넷제로공판장

소통 가까이 에코 스페이스
글. 함유진 사진. 미호동 넷제로공판장
공동체가 함께 친환경 에너지의 중요성을 고민하고 ‘넷제로’를 실천하는 공간이 있다. 일상 가까이 다가온 기후위기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세워진 이 탄소중립 공판장은 지금의 미호동을 에너지 자립 마을로 이끌었다.

미호동 넷제로공판장과 넷제로도서관

미호동 넷제로공판장 판매물품

에너지 자립을 꿈꾸는 최초의 넷제로공판장

‘미호동 넷제로공판장’은 옛 대청파출소 자리에 들어선 아담한 2층 건물이다. 청남대와 대청댐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이곳은 한때 파출소 간판이 걸려 있던 곳에 국내 최초로 ‘넷제로(Net-Zero)’라는 이름을 달았다. 그 이름이 말하듯, 이곳은 배출하는 탄소와 흡수하는 탄소의 양을 더해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의 실천 공간이다.
미호동 넷제로공판장의 탄생은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의 주도로 시작됐다. 금강과 대청호로 둘러싸인 미호동은 수자원보호구역으로 개발 제한이 많은 만큼 환경적 실험의 무대로서 가능성이 있었다. 마침 옛 대청파출소 자리에 들어섰던 농산물 구판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탄소 감축과 에너지 전환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 ‘넷제로 플랫폼’으로 재구상하기에 적합했다. 미호동 복지위원회와 에너지전환해유, 대전충남녹색연합, ㈜신성이앤에스, 그리고 대덕구 등 5개 주체의 민·관 협력이 맞물리며, 그렇게 미호동 넷제로공판장이 세상에 문을 열었다. 이듬해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마을 전력의 절반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 ‘RE50+ 실증사업’을 추진하며 미호동은 본격적인 에너지 자립마을로 거듭났다.

탄소중립의 실천무대

건물 2층은 ‘넷제로도서관’이다. 방문객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이곳은 에너지 자립을 배우고 일상 속 변화를 실천하는 교육장이자 행동의 공간이다. 도서관에는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한 환경 도서가 전시·판매되고 공간을 활용해 관련 모임과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마을학교’를 열어 에너지 자립을 실천하는 교육도 진행했다.
1층으로 내려가면 이 건물의 주 무대인 ‘넷제로공판장’이 나온다. 지구에 해가 되지 않는 친환경 생활용품과 에너지전환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대나무 칫솔, 무환자나무 열매 세정제, 코코넛 섬유 목욕솔처럼 화학물질이 첨가되지 않은 물품들이 주를 이룬다. 이곳에서는 비닐과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기에 방문객은 용기와 장바구니를 직접 가져와야 한다. 또한 포장이 필요할 경우에는 폐지나 자투리 천을 끈으로 묶기 때문에 시간과 손길이 더 필요하지만, 그 느림과 수고 속에서 넷제로의 의미가 완성된다. 이처럼 2층 도서관이 배움의 공간이라면 1층 공판장은 실천의 무대다.
넷제로공판장 건물 앞에는 ‘1.5℃’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이는 2018년 국제연합(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발간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보고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상생의 장터, 지구를 위한 공판장

넷제로공판장에는 100여 가구가 정성껏 재배한 농산물을 사고파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미호동 주민들과의 상생과 공생을 실천하고 있다. 매대 한쪽에는 ‘연자님 참깨’, ‘영순님 하양콩’처럼 농산물을 재배한 주민의 이름과 제품명이 함께 표시되어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신뢰로 연결된다. 또한 매장 한편에는 라면이나 막걸리 등 식품을 판매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기존 구판장의 자리에 들어선 넷제로공판장은 먼 곳까지 생필품을 사러 나가기 어려운 고령의 주민들을 위해, 에너지 자립 물품 외에도 생활필수품 코너를 함께 운영한다. 이 또한 지역 사회와의 공생을 실현하는 한 부분이다.
미호동 넷제로공판장은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하는 공간이자, 잊고 있던 환경 의식을 다시 일깨워주는 여행자의 쉼터이다. 이곳을 찾는 일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작은 실천이 된다. 넷제로공판장을 향할 때는 자동차 대신 걸어서 혹은 자전거로 이동해보자. 그 한 걸음이 지구의 내일을 바꾸는 시작이 될 것이다.

미호동 넷제로공판장 내부

  • 미호동 넷제로공판장
    주소 :
    대전광역시 대덕구 대청로 515
    영업 시간 :
    평일 9:00~18:00, 매주 주말 및 공휴일 휴무
    전화 :
    042-933-3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