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해야 할 ‘환경’ 키워드
겨울 편

세계 토양의 날, 그린허싱, 생태발자국, 에코 웨이크닝

자연 가까이 환경 트렌드 백서
글. 함유진
한 해를 수놓는 다양한 환경 트렌드를 살펴보고, 단순히 새롭게 아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실천으로 나아가며 우리의 일상 속에서 환경보존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해 보자.

삶의 터전, 그 가치를 되새기는
세계 토양의 날

국제연합(UN)은 제144차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이사회에서 ‘세계 토양의 날’과 ‘세계 토양의 해’ 지정을 제안했다. 이는 인간 활동에 필수적인 토양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소중한 자원으로서 토양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발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낸 태국 전(前) 국왕의 생일을 기려 ‘세계 토양의 날’은 12월 5일로 정해졌다. 2013년 6월 제38차 FAO 총회에서 제안이 승인되었고, 같은 해 11월 제68차 UN 정기총회에서 매년 12월 5일을 ‘세계 토양의 날’로 선포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주최 하에 2015년 ‘세계 토양의 해’ 기념식을 시작으로 2016년부터 매년 ‘세계 토양의 날’ 기념식을 열고 있다. 또한 UN FAO에서 매년 정하는 세계 슬로건에 발맞추어 한국도 자체 슬로건을 마련해 왔다. 첫해인 2015년의 한국 슬로건은 “건강한 토양, 건강한 삶을 꿈꾸다!”였으며, 2024년 슬로건(매년 12월 행사)은 “지속가능한 토양을 위한 측정, 모니터링, 관리”이다.

친환경에 대한 침묵
그린허싱

‘그린허싱(Greenhushing)’은 기업이 환경 관련 노력이나 성과를 축소 보고하거나 의도적으로 숨기는 행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면서도 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린워싱’이 환경 정책을 실제보다 과장하거나 날조하는 행위라면 ‘그린허싱’은 그와 정반대로 실적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두 행위 모두 친환경에 대한 진실을 왜곡하지만 그 방식은 상반된다. 기업이 ‘그린허싱’을 하는 이유는 ESG 활동에 대한 엄격한 평가나 ‘그린워싱’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경우가 많다. 또는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하기 전까지 외부의 관심을 피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린허싱’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러한 침묵이 곧 환경문제에 대한 회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기업이 소극적 태도를 지속하면 ESG 실천에 대한 선의의 경쟁이 약화되고 소비자 역시 가치 있는 소비를 선택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기업의 침묵은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기업이 지켜야 할 투명성과 책임을 훼손한다.

지속가능한 삶의 기준
생태발자국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이란 인간이 소비하는 자원의 양을, 그 자원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 면적 단위인 ‘헥타르(ha)’로 환산한 지수를 말한다. 이를 통해 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자원이 필요하며, 그만큼 자연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를 알 수 있다.
즉 이 수치가 클수록 인간의 생활이 생태계에 더 큰 압력을 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생태발자국은 약 3억 2,300만 헥타르로 세계에서 상위 10위권에 속한다. 이는 한국이 자원 소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환경 부담을 지닌 국가임을 보여준다. ‘생태발자국’을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과 사회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 개인은 일상에서 대중교통 이용, 재활용 실천, 지역 농산물 소비 등으로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기업과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 순환경제 체계 구축 등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작은 실천이 모여 지구의 부담을 줄이고 미래 세대의 삶을 지킬 수 있다.

인식을 넘어 실천으로
에코 웨이크닝

‘에코 웨이크닝(Eco-wakening)’은 자연 파괴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이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가 2017년부터 2022년 3분기까지 진행한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사회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8년에는 ‘플라스틱’이 주요 환경 키워드였지만, 2022년에는 ‘실천’, ‘지구’, ‘인간’, ‘멸종’ 등 보다 근본적인 환경 문제와 관련된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다.
언론의 관심도 변화했다. 미세먼지 중심의 보도에서 벗어나 탄소중립, 온실가스 감축, 지속가능한 소비와 같은 주제가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환경을 바라보는 인식이 단순한 관심을 넘어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환경은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과 직결된 과제다. WWF는 앞으로 사람들의 소비 기준과 생활양식에서 환경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며, ‘에코 웨이크닝’ 현상 또한 한층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