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권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에, 청년과 청소년들의 행동이 더 빛을 발한다. 기성세대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MZ세대와 알파세대가 나서서 풀고 있다. 특히 법과 제도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까지 스스로 나서
기후위기 대응에 실천적 해법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국내외 청소년과 청년들은 기후위기 대응의 최전선에 서 있다.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를 필두로 전 세계 청소년들은 ‘Fridays For Future’ 운동을 통해 거리로 나섰고, 한국에서도 이에
동참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한국에서는 2020년 한제아 어린이를 포함한 62명의 아동·청소년들이 정부를 상대로 ‘기후위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생명권과 행복추구권이 기후위기로 인해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며, 미래 세대가 직접 법적 투쟁에 나섰다. 이후 청소년 기후행동 등 청년단체들도 기후소송과 거리 캠페인 등 다각도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해외에서도 청소년 주도의 기후소송은 이어지고 있다. 2023년 미국 몬태나주에서는 16명의 청소년이 주정부를 상대로 기후위기 대응 미비를 이유로 헌법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주며, 주정부가 청소년의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누릴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몬태나 소송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청소년들이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실질적 승소를 이뤄낸 사례로 기록되었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
지구의 미래와
기후변화에 대해
우려하는 청소년의
글로벌 커뮤니티
법적 대응을 넘어, 생활 속 실천으로 이어지는 청년들의 움직임도 다양하다. 국내에서는 청년들의 주도로 ‘플로깅(쓰레기 주우며 달리기) 커뮤니티’가 조직돼 무배출 달리기 행사인 ‘무해런’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이들은
2023년 선사마라톤에서 국내 처음으로 다회용 컵 급수대를 시범 운영했고, 이후 다양한 대회에서 일회용 컵 3만 6,000개를 절감하기도 했다.
유튜버와 틱톡커 등 인플루언서들도 앞장서 환경보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튜브 채널 ‘에코팀’은 기후변화의 실태와 대응 방안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전하며 구독자들의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유튜브
‘쓰레기왕국’의 경우, 쓰레기 문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며, 일상 속에서의 환경 실천을 유도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스타툰과 웹툰에서도 환경활동을 엿볼 수 있다. 지구 환경보호와 관련된 일상 속 실천을 다룬 인스타툰 ‘위시에코’와 기후 변화로 인해 변화된 미래를 주제를 한 네이버 웹툰 ‘기후위기인간’은 친근한 캐릭터와
소재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며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있다.
출처. 지구를 닦는 사람들
마라톤대회에서 무해한 러닝(무해런)이 시범 운영한 다회용 컵 급수대
글로벌로 시선을 넓히면, MZ세대는 ‘그린슈머(Green Consumer)’라는 트렌드로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북유럽에서는 개인 텀블러나 다회용기 사용이 일상화되었으며, 독일, 스웨덴 등에서는 비닐봉투
제공이 금지되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대체하는 움직임도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우리 제품을 구입하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캠페인을 통해 과잉 소비를 비판하고, 제품 수명을 늘리는
지속가능한 소비를 독려했는데 많은 MZ세대가 열광했다. 이는 소비자들로부터 오히려 높은 신뢰와 충성도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화장품 브랜드 러쉬(Lush)는 포장재를 없앤 ‘네이키드(Naked)’ 제품을
출시하며,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확산시켰다. 미국 브랜드 올버즈(Allbirds)는 버려진 플라스틱 병, 천연 울, 사탕수수 등 다양한 친환경 소재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신발을 제작해 윤리적 소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MZ세대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청년들의 기후행동은 법정, 거리, 일상 모든 공간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기후위기에 무기력해진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위기의 시대, 푸른세대는 법정과 거리, 일상에서 기후를 바꾸고 있다.
그들의 작은 실천이 지구의 내일을 지켜내고 있다.
‘우리 제품을 구입하지 마세요’ (Don’t buy this jacket)
환경보호를 제일의 가치로 생각하는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