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경전문기관 도약」의 비전을 실현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환경파트너가 되겠습니다

자연 가까이 취임사

우리 사보 <자연가까이 사람가까이>에 첫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1월 말 취임하고 벌써 두 달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간 이사장으로서 직접 느낀 한국환경공단 업무는 가히 ‘환경 백화점’이라고 칭할 만큼 다양하고 전문적인 업무의 집합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우리 공단은 지난 40여 년간 수질-대기-토양 등 전통적 환경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지닌 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아울러 작금의 시대적 과제인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최일선의 임무를 부여받아 그 성과를 이루어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임직원들의 열정적인 노력에 힘입어 공단은 준정부기관으로서는 최초로 공공기관 경영평가 3년 연속 A등급을 받아 업무 수행의 가치를 국민들께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성과가 이제 더 이상의 혁신이 필요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후위기, 탄소중립, 순환경제, ESG 확산 등 급변하는 국제적 흐름 속에서 수많은 도전(challenge)들이 새로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지금의 공단 조직구조와 사업방식이 앞으로 50년, 100년 동안 다가올 미래에도 과연 지속가능할 것인가를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

미국의 대학교 졸업식에는 전통적으로 대통령 등 유명인들이 축사를 하는데, 그중에 자주 인용되는 문구가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create)하는 것이다.”
이 말은 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처음 말한 것이지만, 이후에 피터 드러커와 같은 미래학자들과 유수의 기업 CEO들도 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창조하는 것(create) 대신에 만드는 것(make), 건설하는 것(build), 발명하는 것(invent)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환경정책의 프레임을 짜는 일이 환경부의 몫이라고 한다면 공단은 그 프레임에 각각의 색깔을 입혀 그림을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고 저는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 색깔을 입히는 일이 지금과 같은 조직구조와 업무방식에 꼭 한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녹색산업의 글로벌 시장은 1,700조원에 달해 반도체 시장의 2배가 넘습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의 규모는 34조원으로 2%에 불과합니다. 우리에게는 우수한 환경시스템과 최고의 기술역량이 있습니다.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국내 환경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의 진출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진출은 단순히 공단의 사업영역을 넓히는 것이 아닙니다. 국내기업과 글로벌 시장에 함께 진출해 수익을 만들고 이를 다시 국내 시장의 투자로 이어지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큰 그림이 필요합니다.

기후위기 시대, 글로벌 경제의 골대는 옮겨지는 중

이미 2013년에 호주의 두 과학자는 지하자원을 추출하여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로 이어지는 기존의 선형경제(linear economy)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자원사용을 억제(reduce)하고 자원을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재이용(recovery)하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가 6번째의 물결로 도래했다고 말했습니다. EU가 2030까지 재생플라스틱 30% 사용을 의무화했고, 배터리에서도 재생원료, 항공유에서도 바이오항공유가 의무화되고 있습니다. 이제 재생원료는 국경을 넘을 경제여권(passport)이 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골대가 옮겨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공단이 더 많은 역할을 해 줄 것을 우리의 고객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한발 먼저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공단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해 왔던 전통적 업무 방식에 더하여 사업적 방식(business blood)을 포함한 새로운 유전자(gene)를 도입하는 혁신방안, 개별적 매체 중심의 기존 조직을 민첩하고 유연한 애자일(Agile) 조직으로 전환하는 과제 등등이 예시가 될 수 있겠습니다.

새로운 유전자(gene) 도입도 깊이 고민할 시점

지난 3월 17일 공단의 새로운 혁신과 지속가능한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그린 리부트(green reboot) TF’가 출범했습니다. ‘그린 리부트’는 말 그대로 다시 시작하며 기관의 성능을 최적화시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제가 직접 TF의 팀장을 맡았지만, 저는 그러한 변화의 시동을 거는 역할에 불과합니다. 혁신과제의 단순한 성패보다도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노력, 그것이 더욱 성공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린 리부트’를 통해 변화되는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도록 소통의 기회를 늘려 나가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단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공단에 애정을 가지고 계신 여러분께서 고견을 나누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임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