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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바람 불면 찾아오는 불청객
    코 질환

    • 최행좌 감수 유명상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음성안내

  • 차가운 바람과 하얀 눈, 두꺼운 패딩은 겨울이 왔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이다. 겨울이 되자 여기저기서 코막힘 또는 콧물로 괴로워하는 이들의 외침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감기 초기 증상’이라고 간과하기 쉽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감기와는 다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증세가 더 악화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겨울철 코를 괴롭히는 적, 코 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왜 겨울에
코 질환이
심해질까?
겨울에는 대기가 건조할 뿐만 아니라 난방 사용으로 실내 습도가 낮아 콧속이 쉽게 건조해져 코 질환이 심해질 수 있다. 숨을 쉬고 냄새를 맡는 코는 우리 몸의 대문 같은 역할을 한다. 대문이 막혀버리면 우리 몸은 여기저기서 고장 신호를 보낸다. 예를 들어 비염 때문에 코를 자주 훌쩍거리면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고, 코가 막히면 자다 자꾸 깨며 숙면을 방해한다. 그렇다면 코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평소에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겨울철에는 코점막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이나 차를 자주 마셔 수분을 보충해 주면 좋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비강 세척으로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주기적으로 집안 환기를 시키도록 한다. 춥다고 창문을 꼭꼭 닫아두면 실내공기가 탁해지며, 외부 공기와 닿는 벽 안쪽에 생긴 습기 때문에 곰팡이가 증식할 수 있어 코 질환을 악화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콧물,
코막힘의
주범인 감기
코감기는 일반적으로 코의 점막에 바이러스 증식으로 인한 염증이 생기면서 시작하게 된다. 보통 맑은 콧물로 시작하지만 이차 세균 감염이 동반되면 누런 콧물로 바뀔 수 있다. 점차 코안의 점막이 부어 오르면서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콧물이 맑고 점성이 없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분비물이 많아지고 색이 누렇다가 녹색을 띠면 이차 세균감염에 의한 비염이나 부비동염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다. 코감기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콧물뿐 아니라 재채기나 구토, 설사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또 콧물의 양이 많아지면 콧물이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이 나타난다. 콧물을 그대로 두면 코안 점막의 염증을 악화시키거나, 딱딱하게 굳어 코딱지가 되어 코가 막혀 숨 쉬는 것이 힘들어질 수 있다. 따라서 콧물이 흐를 때마다 부드러운 가제 수건으로 닦아주도록 한다. 다만 양쪽 코를 다 막은 상태에서 심하게 코를 풀면 코안의 압력이 높아져 자칫 중이염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콧물을 너무 심하게 푸는 것은 삼가하고 한쪽 코를 막고 번갈아 가면서 풀어주는 것이 좋다.
겨울에도
방심할 수 없는
비염과 축농증
비염
꼭 감기가 아니더라도 겨울철의 차고 건조한 공기로 인해 비염과 축농증 등이 발생, 우리의 코를 괴롭히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비염은 감기, 알레르기, 유전, 스트레스 등 때문에 코 안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코가 막히고 콧물이 흐르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눈이나 코 주변 등 얼굴을 가려워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코의 숨길이 점점 좁아져 잠자는 동안 코가 막혀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증이 심해질 수도 있다. 이러한 비염을 방치하면 노르스름한 가래와 콧물이 나오는 축농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축농증의 정확한 병명은 ‘부비동염’이다. 평소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다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천식, 알레르기 비염은 기도 점막에 알레르기성 염증을 일으켜 부비동 입구를 막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만성 축농증의 경우 누런 콧물, 코막힘, 후각 감퇴, 콧물이 코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이 보인다. 따라서 축농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콧물, 코막힘 증상이 있으면 생리식염수로 씻어내고 집안 공기가 건조하지 않도록 습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겨울철에는 특히 주의해야 하며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 시에는 이비인후과에서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Tip.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겨울철 코 질환을 예방하는 방법
①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날에는 실내공기를 자주 환기한다.
② 손 씻기 등의 개인위생을 실천한다.
③ 침구류 등은 주기적으로 세탁한다.
④ 건조해지기 쉬운 겨울철에는 가습기를 사용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한다.
⑤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생리식염수를 활용해 비강 세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