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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가 가장 나은 대체재인가?
    ‘환경적 속설’ 에 대하여

    • 정리 편집실
    • 강연 <종이가 플라스틱 보다 낫다? 환경적 속설>을 재고하는 방법(Leyla Acaroglu, TED, 2013년 2월)
  • 환경을 위한 행동을 위해 종이포장재를 선택한다. 자연분해 될 수 있고 재사용과 재활용이 가능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러나 플라스틱 대체재인 종이가 유한자원을 사용하고, 생산부터 폐기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으로 환경에 역설적인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연. 레일라 아카로글루(Leyla Acaroglu)
종이도 어디까지 친환경적일까?

플라스틱 대체재로서 종이는 재활용 과정도 확실하고 매립이나 소각되더라도 플라스틱에 비해 친환경적이다. 그래서 생산 및 유통 시 포장재를 종이를 선택함으로써 플라스틱 대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종이 역시 나무라는 자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유한자원을 사용하는 종이, 과연 어디까지 친환경적일 수 있을까?
실제로 생산과정에서부터 폐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비교해보면 같은 용량당 종이가 플라스틱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한다. 특히, 종이를 생산하기 위해 많은 나무를 벌목하는 과정에서 오는 환경 파괴, 또 그 운반과정에서 생성되는 탄소발자국이 크고 비닐봉투보다 무겁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종이도 결국 벌목을 통해 나무를 소모한다는 관점에서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제지업계에서는 야생나무를 벌목하는 게 아니라 조림지를 만들어 수요를 채우기 때문에 영향이 적다고 주장한다.

원재료 제조 포장 유통 사용자 처리(폐기)
환경적 속설, 간과하고 있었다

그동안 정답 혹은 대체제로 여겨 왔던 것이 환경적 속설, 즉 경험이나 타인으로부터 들은 것에 근간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환경에 대한 지식을 ‘환경적 속설(Environmental Forklore)’ 이라고 한다. 2011년 영국환경청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다양한 포장 가방의 수명 주기가 종이봉투의 경우 적어도 3번은 사용해야, 면으로된 에코백은 무려 131번은 사용해야 일회용 비닐봉투보다 낫다고 한다. 이처럼 기존에 생각하고 있던 환경적 지식과 근간이 제품화 과정 등의 또 다른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게 되면서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린워싱의 도구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

무엇보다 현시점에서 종이가 친환경적이라는 이유로 불필요하게 사용량이 많아지거나 ‘그린워싱’ 의 도구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종이가 친환경적이라고 해서 일회용으로 사용하고 버리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다. 결국은 정도의 몫이다. 적정선이 어디인지는 정확히 이야기 할 수 없으나 종이만이 대체제나 정답일 수 없다는 것, 그 양과 코팅된 종이로의 양산이 플라스틱 대신 종이로 완전히 대체한 것이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지속가능 디자이너인 레일라 아카로글루는 “결국은 경제개념에서 디자인하고 생산하거나 소비자로서 구입하는 모든 것은 기능 때문” 이라며, “우리는 무언가 원해서 구하고 만들어야 한다면, 추출에서부터 생의 마지막 단계까지 고려한 정교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