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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히지 않는 ‘석면’

    • 정리 편집실
      자료 참조 대한화학회
Q. 석면에 대해 알려주세요.
* 해당 질문은 솔방울(별명) 독자께서 독자엽서로보내주신 내용입니다.
지난호 ‘우리 집에도 라돈이?’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어요. 환기를 철저히 수시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번에 ‘진폐증’이 원인이 되어 산업 종사자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는 기사를 접했던 적이 있습니다. 여름호에서 석면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A.
석면이란
무엇인가요?
석면은 과거 산업에서 용접포 단열재, 보온재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됐습니다. 1970~90년대까지 슬레이트로 지붕을 얹기도 하는 등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지요. 석면은 섬유 형태의 결정으로 자연에서 발견되는 규산염 광물 종을 통틀어 부릅니다.
높은 섬유성을 지닌 규산화합물로 길고 가는 섬유로 쉽게 나뉘고, 물리적으로 강인하며 화학적으로 불활성이어서 산과 알칼리에 강한 것은 물론, 전기절연성이 뛰어나고 열과 추위에 잘 견딥니다.
불에 타지도, 부식되지도 않고, 다른 물질의 침투를 막아 산업적·상업적 가치가 매우 큽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제조업 및 건축업 부문에서 본격적으로 쓰였습니다. 수천 가지의 제품 생산 및 사용돼 왔으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사용이 전면 금지된 상태입니다.
석면은 누구나
노출될 수 있나요?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2009년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의 석면 취급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전 생산된 석면 함유제품은 건축재, 마찰재, 방직재 등에 포함됩니다.
석면보드, 바닥제, 자동차 브레이크 라이닝 및 패드, 클러치, 페인트 등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석면 사용은 금지됐지만, 이미 설치된 석면 제품이 있어 이를 떼어내거나 부수는 등의 과정에서 직업적으로 석면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실제 과거 건축물에 사용된 석면이 건축물의 노후화로 개보수를 위한 해체 및 철거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작업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노출됐었습니다. 석면 제품을 직접 다루지 않는 경우에는 석면천정제, 석면타일, 석면스프레이 등이 사용된 건물에 거주하는 사람, 철도정비창이나 선박 건조·수리사업장 및 자동차 수리·정비업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 석면광산 근처 거주민 등도 석면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매년 석면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후 슬레이트 철거와 지붕개량사업을 비롯해 석면안전관리법에 의한 교육시설 석면조사 및 철거 등을 국가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부터 환경성 석면 노출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는 제도, 석면피해구제법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석면에 노출됐을 때
질환은 무엇인가요?
석면에 노출됐을 때 발병하는 질환이 진폐증입니다. 진폐증이라고 하면 탄광 노동자들을 먼저 떠올릴 겁니다. 진폐증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크기의 먼지가 숨을 쉴 때마다 코와 기관지를 통해 폐로 들어가 쌓이게 된 결과, 폐가 굳어져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되는 질병입니다. 진폐증은 직업병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며, 한국 최초로 직업병 보상을 받은 사람들도 탄광의 광부들이었습니다. 석탄 먼지도 진폐증의 원인이 되지만 생각보다 진폐증을 일으키는 물질은 종류가 다양합니다. 석면을 직접 취급하거나 작업 환경에 노출된 경우 석면폐증, 할석공, 터널 굴착공, 석공과 같이 돌, 모래에 노출되거나 흑연에 의한 흑연 폐증, 유리공, 도자기공 등도 진폐증이 발병될 수 있습니다.
석면에 노출 시
잠복기가
있다던데요?
석면의 사용이 금지되었다고 하더라도 과거에 있었던 노출로 인해 현재에 질병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석면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병인 악성중피종의 경우 잠복기가 30~40년에 달하기 때문에 노출되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병증이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퇴직한지 오래되셨거나 고령이라도 과거 석면을 취급하셨거나 석면을 작업 중에 사용한 경험이 있다면 증상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이외에도 석면 피해 구제법에서 규정한 원발성 악성 중피종, 원발성 폐암, 석면증 따위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