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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라이프

지구를 달구는 CO₂의 흔적탄소발자국을 지우자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을 바꾸어놓았다. 세계 경제를 흔들고, 많은 사람들을 집에 가두었으며, 각 나라의 위기 대응 능력을 시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디에나 희망은 움텄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응원하는 풍경은 곧 이 고난을 슬기롭게 이겨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중 가장 경이로운 변화는 바로 지구의 회복이었다. 자동차가 사라진 도로 위에는 반가운 야생동물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미세먼지로 뿌옇던 하늘은 깨끗하게 닦여 있었다. 알게 모르게 지구 건강을 위협해온 인류의 민낯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글. 김승희

환경을 위한 선택의 기준을 세우다

인간이 멈추자 지구가 건강해졌다는 '코로나19의 역설'은 짧게나마 우리에게 반성의 시간을 선사했다. 반성은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실천으로 갈음할 수 있으며, 일상에서 온실가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그 실천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우리의 선택과 행동이 얼마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지 그 기준을 세우고 이를 수치화할 수 있다면 실천은 더욱 간단해질 터. '탄소발자국'은 이런 고민에서 비롯됐다.

탄소발자국은 소비자가 환경을 위해 좀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제품의 생산 과정부터 가공공정, 상점에 이동해 소비되고 버려지는 모든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총량을 그램(g)으로 환산해 제품 표장재 등에 표기한 환경지표로, 탄소의 흔적이라는 뜻에서 '발자국'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탄소발자국 수치가 높을수록 지구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걸 의미한다. 예를 들어, 생수 한 병은 10.6g, 아메리카노는 라이프한 잔에 21g, 카페라테는 340g의 탄소를 발생시킨다. 같은 커피 메뉴지만 아메리카노에 비해 카페라테의 탄소 발자국 수치가 높은 이유는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젖소를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탄소발자국은 물발자국과 함께 생태발자국의 하나로, 이 같은 개념은 1996년 캐나다의 한 대학 연구실에서 비롯됐다. 이를 고스란히 인증 및 라벨링 제도로 구현한 것은 영국의 친환경 인증기관 '카본 트러스트'이며, 여기에 속도를 더한 것은 환경보호에 힘을 보태고자 한 글로벌 유통업체 테스코였다. 테스코는 자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탄소발자국을 표시해 소비자로 하여금 환경보호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후 이 같은 제도는 유럽 몇몇 국가와 일본 등지로 퍼져나가 정착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부터 탄소성적표시제도가 시행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제품에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으며, 2020년 4월 기준 총 3,759개 제품에서 탄소 라벨을 확인할 수 있다.

탄소인증제품 현황 확인 사이트로 바로가기

탄소발자국 지우는 일상 속 실천 방법

탄소발자국은 생산지와 구매지의 거리가 멀수록 늘어난다. 이외에도 원료의 생산 방식, 제품의 원료 채취 방식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므로 개인이 스스로 그 수치를 환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대신, 몇 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일상에서 배출한 탄소량을 알려주는 누리집이 있으니 방문해보자. 한국 기후·환경 네트워크 누리집(www.kcen.kr)에 접속하면 내가 쓴 전기나 가스, 수도, 교통 등 일상 속 탄소발자국을 간단히 알아볼 수 있다. 한 달 전기 사용량이나 전기 요금을 입력하면 이산화탄소 발생량과 이산화탄소 제거에 필요한 소나무가 몇 그루인지 표기돼 나오는 식이다. 비슷한 정보로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밥상의 탄소발자국(www.smartgreenfood.org)이 있다. 여기서는 한 끼 식단을 통해 탄소량을 가늠해볼 수 있다. 평소 무관심 속에 흘려보내는 수돗물이나 깜빡 하고 켜둔 전기가 지구에 얼마나 많은 나무를 필요로 하는지 그 숫자를 살펴보면 우리가 무심코 환경에 가하는 위해의 파급력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탄소발자국 정도를 파악했다면, 이제 그 흔적을 지울 차례다. 일상에서 '탄소발자국 0g'은 불가능하겠지만 적절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절전형 전등을 사용하고, 쓰지 않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는 뽑아두고, 걷거나 대중교통 이용을 생활화하는 것만으로도 탄소발자국의 흔적을 조금은 지울 수 있다. 일회용품보다는 장바구니, 텀블러, 손수건을 사용하기, 빨래는 모아서 돌리기, 샤워시간은 짧게 끝내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등 지구를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이와 더불어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것 또한 기업을 바꾸고 사회를 변화시켜나가는 좋은 방법이다. 몇몇 패션 기업에서는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원단을 만들어 의류나 신발, 가방 등의 소재로 사용하거나 혁신적인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니 쇼핑할 때 디자인이나 가격뿐 아니라 소재에도 관심을 갖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 보자.

탄소발자국 지우는 일상 속 실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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